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는 2백여 명의 전임직원을 지난 10월과 11월 두 달 동안 울산·광주 천안·아산 지역의 8백12개 중소기업에 직접 보내 경영실태조사를 벌였다. 앉아서 하는 설문조사 대신 현장에 직접 나가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기 위한 의도에서다. 그 결과 상당수 기업이 극심한 판매부진과 자금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토대로 기협 중앙회가 최근 발표한 '중소기업 경영현장 실태조사'에 따르면 조사대상 기업의 절반 이상(55.7%)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이 줄었고 20% 이상 급감한 업체들도 20.7%나 됐다. 또 조사대상 업체 중 43.6%는 자금사정이 어려워 외상대금을 제때에 지급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 가운데 18%는 30일 이상 지급을 미루고 있었으며,심지어 세금과 공과금을 체납하고 있는 업체도 21.4%에 달했다. 중소기업인들은 2004년을 '최악의 해'라고 입을 모은다. 연초부터 시작된 원자재 부족 및 가격폭등,하반기의 유가급등 등으로 공장 가동을 멈추는 기업들이 잇따라 생겨났다. 공장과 생산설비는 매물로 나오고 창고에는 원자재보다 팔리지 않은 제품으로 넘쳐났다. 소비자가 지갑을 열지 않아 내수시장에 의존하는 기업들은 적자경영에 허덕였다. 게다가 최근의 환율 하락으로 수출 중소기업들마저 채산성 악화에 시달렸다. 대기업의 납품 단가 인하 압박도 중소기업의 경영난을 가중시켰다. 중소기업인들은 경기 상황에 대해 올해 '풍랑'을 맞았다면 내년에는 '태풍'이 몰아칠 것으로 걱정하고 있다. 내년에 불황이 심화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중소기업의 내년도 경영전략은 내실경영과 마케팅 강화 등 생존경영에 맞춰져야 한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런 가운데 30년 이상 기업활동을 영위하고 있는 중소기업들의 장수 비결은 '한 우물파기 경영'과 '끊임없는 기술혁신'에 있다는 조사결과가 발표돼 눈길을 끈다. 기협이 업력 30년 이상의 중소제조업체 2백2개 사를 대상으로 조사해 최근 발표한 '장수중소기업 비결'에 따르면 조사업체의 86.6%는 창업 초기 사업분야를 고수하고 있다. 조사업체들은 장수비결로 △거래기업과의 신뢰구축(23.4%) △오랜 경영 노하우(18.3%) △끊임없는 기술혁신(14.4%) △임직원간의 일체감(10.5%) 등을 꼽았다. 창업이래 가장 중요한 경영전략으로는 54.2%가 기술혁신을 꼽았고 이어 고객서비스와 경영혁신을 들었다. 기업 경영환경이 갈수록 절박해지고 내년도 사업계획을 짤 수 없을 정도로 '시계제로'의 상태에서 톡톡 튀는 아이디어 상품과 서비스로 무장하고 '장수기업'을 예고하는 베스트 유망기업들을 만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