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7] 해외펀드, 독인가? 약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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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자동차 채권단이 추진중인 삼성생명 주식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제일은행 대주주인 뉴브릿지 캐피탈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외국 투자펀드가 또다시 관심사로 등장했습니다.
오늘은 은행을 출입하는 박준식기자와 함께 IMF 이후 해외펀드의 은행 지분 인수 사례를 통해 해외펀드에 대한 중간 평가를 해보겠습니다.
박기자?
해외펀드가 다시 관심인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최근 해외펀드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진 것은 사실입니다. IMF 직후에는 주로 부실채권과 은행 지분 인수 등 금융권에 치중했던 해외펀드들이 일반 기업에 눈을 돌리면서 특히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수퍼)뉴브릿지, 삼성생명 지분인수 추진
아까 말씀했듯이 삼성자동차 채권단이 추진중인 삼성생명 주식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는 제일은행의 대주주인 뉴브릿지 캐피탈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여기에 또 예비협상 대상자도 미국계 사모펀드인 워버그 핀커스인 것으로 드러나면서 세간의 관심을 모았습니다.
하나로텔레콤의 경우에도 뉴브릿지개피탈 컨소시엄이 최대주주로 돼 있습니다.
SK경영권 확보를 시도했던 소버린펀드, 외환은행을 사들인 론스타펀드 등도 국내 주요 기업들을 장악하고 있다.
잠시 원론적인 이야기를 해볼까요?
우리나라가 국제 사회에서 고립된 것도 아니고 외국 자본이 국내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것 아닌가요?
해외펀드라고 부정적인 시각으로만 쳐다보는 것은 오히려 문제가 아닐까요?
방금 지적한 부분은 사실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내용입니다.
특히 IMF 직후 부실한 은행 일부를 그나마 해외펀드들이 인수하면서 금융시장이 안정을 찾게 됐다는 점은 인정해야 합니다.
하루가 어려웠던 당시 은행이나 정부에게 자본의 국적을 따지거나 할 여력은 없었습니다.
(수퍼)해외펀드 금융시장 조기안정 기여
그랬던 것이 불과 5~6년 전의 일로 이제 금융시장이 안정을 되찾자 당시 해외펀드를 비난하는 것은 물에 빠진 사람이 가방까지 내놓으라며 건져준 사람을 욕한다고 비유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한가지 비슷한 예를 들겠습니다. IMF 이후 매각한 부실채권과 관련해 헐값 매각 논란이 있었습니다.
100억짜리 채권을 단돈 100원에 팔았다는 내용인데, 당시에는 100원이 아니라 10원에 내놓아도 국내에 매각할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그랬던 것을 지금 상황을 바탕으로 평가하는 것은 무리가 있겠죠.
이야기가 너무 해외펀드 입장만 강조하신 것 같은데, 다른 의견도 만만치 않겠죠?
정리를 해주시죠.
그렇습니다.
두가지로 정리됩니다.
먼저 IMF 직후 상황이 긴박했던 것을 인정하더라도 해도 너무 한다는 주장입니다.
제일은행은 풋백옵션, 즉 사후손실보전 조건으로 배보다 배꼽이 더 컸다는 것은 상식이 돼 버렸습니다.
뉴브릿지캐피탈은 두배 이상 차익을 남기지만 정부는 피 같은 공적자금 5조원을 허공에 날릴 상황입니다.
워낙 중요한 문제라서 조금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씨지)제일은행 매각 손실 5조원
뉴브릿지캐피탈은 지난 2000년 1월 주당 5천원에 제일은행 지분 51%를 인수했습니다. 투자한 돈은 총 5천억원입니다.
HSBC와의 지분 매각 협상에서 뉴브릿지는 1만5천원에서 1만7천원대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결국 주당 1만원이면 100% 차익을, 1만5천원에서 1만7천원대로 평가되면 5년만에 200%가 넘는 수익율을 올리게 됩니다.
(씨지)해외펀드 높은 수익율 기록
칼라일펀드 : 3년만에 145%
골드만삭스 : 12억달러, 150%
BIH펀드 : 3차례 유상감자
퀀텀펀드 : 서울증권 인수금 회복
씨티은행에 한미은행 지분을 매각했던 칼라일펀드도 3년3개월만에 145%의 수익율을 올린 바 있습니다.
국민은행에 투자했던 골드만삭스는 5억 달러를 투자해 12억 달러 이상을 회수해 수익률은 150%를 기록한 바 있습니다.
영국계 자본인 BIH펀드는 브릿지증권을 인수한 이후 3차례에 걸친 유상감자를 통해 투자원금의 대부분을 회수했습니다. 조지소로스가 운용하는 퀀텀펀드는 1999년 서울증권을 인수한 이후 잇따른 고배당 등의 방법으로 4년 동안 투자금액의 80% 수준인 약 520억원을 찾아갔습니다.
조금 심하게 표현하면 어려움에 처한 사람 도와주고 상당히 많은 보상금을 챙겨가는 것이군요.
네 어떻게 보면 자본주의에 가장 충실하게 자본이익을 얻은 것입니다.
한가지 더 짚고 넘어 가야 할 게 있습니다.
해외펀드들은 철저하게 자본이득에만 관심을 갖다 보니 인수한 조직에 대해서는 무관심하다는 것입니다.
차라지 무관심이면 다행이고 결과적으로 조직을 망가뜨린다는 점입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국내 금융시장 질서도 무너뜨리고 있습니다.
(씨지)해외펀드 자본이익만 관심
론스타 ->외환은행 인수 ->
대규모 감원 ->재매각 조건 구성
-->>외환은행 특징 행방불명
외환은행을 이야기해볼까요.
론스타는 외환은행을 인수하자 마자 철저하게 조직을 매각에 최적의 조건으로 리모델링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최소한의 인력을 제외하고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팔기 적합한 형태로 조직을 바꾸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제일은행도 뉴브릿지캐피탈이 인수한 직후 국내 언론과 담을 쌓고 살았고 영업도 제한적으로 했었습니다.
소액예금에 대한 이자 지급 거부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결국 해외펀드는 국내 은행에 했던 행태를 기업에도 그대로 적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네 지금까지 박준식기자였습니다. 감사합니다.
박준식기자 immr@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