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포천 여중생 피살사건, 부천 초등생 피살사건, 화성 여대생 살인사건 등 사건의 엽기성으로 국민들에게 충격을 주었던 이사건들이 미제(未濟)로 남을 공산이 점점 커지고 있다. 경찰은 사건 해결을 위해 수사력을 총동원하고 있지만 아직 이렇다할 해결의 실마리를 잡지 못하고 있어 이들 대형 강력사건을 안고 가야 하는 경기경찰의 부담은점점 커지고 있다. ◇포천 여중생 피살사건 지난 2월 8일 경기도 포천시 소홀읍의 한 가든앞 배수관 안에서 지난해 11월 5일 귀가중 실종됐던 엄모(15)양이 알몸인 상태로 숨진 채 발견됐다. 엄양은 실종당일 학교수업을 마치고 집 근처에서 '곧 집에 들어간다'며 어머니에게 전화통화를 한 뒤 연락이 끊겼으며 실종 23일만에 집에서 15㎞가량 떨어진 의정부시 민락동 도로공사 현장에서 휴대전화와 가방 등 유류품이 발견됐다. 실종직후 1개 전담반 체제로 수사에 나선 경찰은 실종자가 시신으로 발견되자수사본부를 구성,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실종당일 엄양 거주 아파트 주민들이 목격한 차량, 휴대전화 통화내역,피살자의 손.발톱에 칠해져 있는 매니큐어와 배수관을 가리는데 사용한 TV포장용 종이상자 출처 등에 대해 집중조사를 벌였다. 또 엄양의 손.발톱에 빨간색 매니큐어가 칠해져있는 점에 비춰 범인이 성적(性的)으로 일탈된 행동을 하는 '물품음란증' 성향이 있다고 판단, 여성상대 전과자나변태성욕자들을 수사했지만 결정적인 단서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 사건은 그러나 사실상 수사력이 미치지 못하던 미아나 가출인에 대한 사회적관심을 불러 일으키며 실종자 수사에 대한 경찰 수사력을 개편시키는 계기가 됐다. ◇부천 초등생 피살사건 지난 1월30일 오전 11시30분께 부천시 원미구에 사는 윤모(13).임모(12)군 등초등생 2명이 마을 야산 정상 부근에서 손발이 묶이고 알몸상태로 숨진채 발견됐다. 이들은 지난 1월 14일 오후 9시께 운동하러 간다며 집을 나간 뒤 돌아오지 않아윤군 가족이 다음날 새벽 경찰에 실종신고를 했다. 이들 가운데 윤군의 오른손과 왼손 일부 손가락이 운동화끈으로 묶인채 머리 뒤로 넘겨져 잡목 가지에 묶이는 등 죽임을 당한 피해 어린이들의 모습은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했다. 경찰은 이들의 목이 졸려 숨졌고 어깨 부위에 똑같은 문양의 운동화 자국이 발견되고 '사건당일 남자 1명을 따라가는 것을 보았다'는 목격자를 확보, 이 남자를범인으로 보고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초등생을 평소 알고 있는 면식범의 소행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초등생 주변 인물과 동네 우범자와 불량배, PC방 이용자 등을 수사하던 중 2월 17일중학생 P(14)군을 용의자로 긴급체포했다. 그러나 경찰은 P군이 '돈이 필요해 산에 데려갔는데 돈이 없다고 하고 너무 울어 홧김에 죽였다'는 당초의 진술을 번복, '운동화 문양과 비슷한 운동화를 갖고 있는 형이 범인으로 지목받을 것이 두려워 거짓진술을 했다'고 말하고 물증확보에 실패하자 다음날 P군을 석방했다. 이에 경찰은 '물적 증거없는 무리한 강압수사를 했다'는 여론의 뭇매를 맞았고지금까지도 수사에 진전을 보지 못한채 '보이지 않는 범인'을 찾고 있다. ◇화성 여대생 살인사건 화성시 봉담읍에 사는 여대생 노모(21)씨는 지난달 27일 밤8시25분께 수영장을나와 태안읍 화성복지관정류장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집에서 2㎞가량 떨어진 와우리공단정류장에서 내린 뒤 행방불명됐다. 노시의 어머니는 딸이 들어오지 않자 이날 밤 경찰에 실종신고를 했고 다음날오전 노씨의 휴대전화가 협성대학교 인근 식당옆 커피자판기 옆에서 발견된데 이어이곳에서 노씨 집으로 향하는 도로변에서 속옷과 티셔츠 등 유류품이 잇따라 발견됐다. 또 집에서 2㎞가량 떨어진 보통리저수지 둑과 도로에서 수영복과 가방이 발견됐으며 사건발생 46일만인 지난 12일 실종현장에서 5㎞가량 떨어진 정남면 보통리 야산에서 반 백골상태의 노씨 시체가 발견됐다. 경찰은 실종 다음날부터 수사본부를 편성, 수색과 수사를 병행했지만 결국 경찰이 아닌 주민에 의해 유골이 발견되는 등 경찰의 초동수사와 수색에 문제점을 드러내기도 했다. 경찰은 실종자 사체가 발견됨에 따라 살인사건 수사체제로 전환하고 지난 한달보름이상 벌인 탐문 및 통신수사 등 기초수사 자료를 재검토하면서 범인들을 찾고있다. '화성연쇄살인사건' 발생지인 화성지역에서 또 다시 20대 여대생이 살해, 유기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화성 주민들은 불안한 심기를 감추지 못하고 있으며 경찰도 '화성연쇄살인'의 악몽이 재현될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수원=연합뉴스) 김인유 기자 hedgeho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