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메가톤' 사모투자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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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초 세계 최대규모의 사모투자펀드가 출범,25조원이 넘는 국내 기업구조조정및 인수.합병(M&A)시장에 대한 외국계 사모펀드의 입김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1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미국계 사모펀드 회사인 워버그핀커스프리이빗에쿼티펀드가 내년 초를 목표로 80억달러(8조2천억원)규모의 사모펀드 조성에 착수했다.
워버그핀커스는 한국을 비롯 미국 일본 영국 등 세계 주요 국가에서 자금을 모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펀드가 출범하면 현재 65억달러 규모인 'JP모건파트너스글로벌2001펀드'를 제치고 세계 최대 사모펀드가 된다.
특히 워버그핀커스는 플레너스,이랜드월드에 투자하는 등 지난 2000년 이후 중소기업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어 향후 공격적으로 국내 투자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관련,워버그핀커스 관계자도 "한국은 근면하고 교육열이 높아 기업들의 성장잠재력은 큰 반면 상당히 저평가돼 있어 투자매력도가 높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국내 사모투자전문회사(PEF) 출범에도 불구하고 워버그핀커스프라이빗에쿼티펀드의 가세로 외국계 PEF의 국내시장 장악력은 더욱 강해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현재 국내 구조조정시장은 론스타 칼라일 뉴브릿지캐피탈 등 외국계가 석권하고 있다.
뉴브릿지가 하나로통신과 제일은행에 6천1백억원,론스타는 외환은행에 1조3천8백33억원을 투자하는 등 국내 기업 및 부동산에 투입한 외국계 PEF 자금 규모가 3조원을 넘고 있다.
이재홍 UBS 한국 대표는 "한국은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시장에서 최대 규모의 PEF 수요를 갖고 있다"며 "외국계 PEF의 공격적인 투자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반면 외국계와 경쟁할 토종 PEF는 미약하기 짝이 없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PEF 도입을 골자로 하는 개정 간접투자자산운용업법이 지난 6일 시행돼 국내 PEF도 부실 기업을 구조조정한 뒤 되파는 등 M&A 작업을 할 수 있게 됐지만 초기 펀드 규모가 외국계와 비교가 안될 정도로 영세하기 때문이다.
산업은행이 3천억원 이상,신한지주가 2천억∼3천억원 규모를 계획하고 있을 뿐 나머지는 모두 1천억원대 이하다.
한 외국계 투신사 관계자는 "국내 PEF도 외국계와 경쟁할 수 있는 법적 장치는 마련됐지만 실제 외국계와 경쟁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며 "경험이 일천한 데다 자금 규모도 크지 않아 외국계의 영향력은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한편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두고 있는 워버그핀커스는 8개의 글로벌펀드를 포함,총 10개의 사모펀드를 설립했다.
이중 2002년에 조성된 워버그핀커스8호펀드는 53억달러 규모로 세계에서 아홉번째로 큰 사모펀드다.
서울사무소는 2000년 설립됐으며 재미교포 변호사 출신인 황성진 대표와 5명의 직원이 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