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모직은 화학 패션 전자재료 등 3가지 사업이 핵심축이다. 전문가들은 3대 사업분야가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고 평한다. 어느 한 사업부문이 부진을 보이더라도 다른 부문이 보완해주고 있어서다. 경기가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지만 제일모직의 실적이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호전될 것으로 보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대우증권에 따르면 내년 매출과 영업이익은 2조7천억원,1천9백20억원으로 올해보다 각각 6.5%와 14.8% 늘어날 전망이다. 전자재료 부문은 제일모직 주가를 가늠하는 핵심포인트로 지적된다. 휴대폰 LCD 2차전지 등 주요 정보기술(IT) 제품에 활용되는 재료를 공급하는 사업이다. 특히 삼성전자 등 대형사들이 그동안 일본에서 수입해 각종 제품을 국산화하고 있어 전자재료의 수요가 많아지고 있다. 주가에는 이 같은 기대가 아직 덜 반영됐다는 평이다. 이광훈 한화증권 연구위원은 "최근 3개월 간 주가가 1만4천∼1만7천원대의 박스권에서 맴돌고 있다"며 "IT업계 경기가 부진해 전자재료 부문의 외형 성장이 둔화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수혜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전자재료사업이 정체 국면에 부딪힌 것 아니냐는 걱정이 나오고 있지만 기우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내년 상반기에 2차전지에 사용되는 신규 아이템이 출시될 예정이고 하반기에도 2개 이상의 신규 품목이 나올 것"이라며 "올해 6.6%를 차지했던 전자재료사업의 매출 비중은 내년에 10%를 넘어서고 이 부문의 영업이익이 4백38억원으로 올해보다 62.2%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케미칼 부문은 중국의 수요 증가에 힘입어 내년까지 이익 증가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수혜 연구위원은 "원·달러 환율의 변동성이 커진 게 부담이긴 하지만 최근 유가 하락과 함께 원재료 가격도 내려가고 있다"며 "이는 수익성 개선의 청신호로 케미칼 부문의 영업이익이 올해 8백57억원에 달해 작년보다 79.7% 늘어나고 내년에도 증가율이 9.8%에 이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패션부문은 고가제품인 '빈폴'이 경기 부진과 관계 없이 안정적인 성장을 지속하고 있어 내년에는 회복세로 접어들 전망이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