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경기 침체 규제 탓 크다"‥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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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상반기 건설경기는 올해보다 더 나빠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새 사옥을 팔 수 있을 정도의 철저한 수익성 위주로 경영을 해나갈 방침입니다."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은 10일 내년에도 수익을 경영의 최우선 가치로 삼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 회장은 "과거 '현대' 브랜드의 아파트는 자타가 인정하는 최고였지만 이제 많은 경쟁업체들이 등장해 주택사업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며 "신항만 건설 등 사회간접자본(SOC)사업 비중을 지속적으로 높여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내년 2월 서울 삼성동에서 문을 여는 6성(六星)급 호텔 '하얏트 서울'(가칭)도 주택사업 위주에서 탈피하기 위한 정 회장의 작품이다. 그는 수익경영을 위해서는 기업 인수합병(M&A)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다른 건설회사 인수에는 관심이 없지만 다른 업종의 업체는 인수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견해도 밝혔다. "현재의 건설 및 주택경기 침체는 규제정책에서 비롯됐다"며 "국민들이 보유한 자산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택의 가격이 떨어진 뒤에는 어떤 부양책을 동원해도 경기가 쉽게 진작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현금이나 주식 부동산 가운데 어떤 자산을 보유할지는 개개인의 투자판단에 따라 결정돼야 한다"며 "유독 부동산에만 과다한 보유세를 매기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말했다.
부동산 거래 자체를 막고 있는 과다한 거래세에 대해서도 우려했다. 정 회장은 "부동산 가격이 하향 안정됐다고 하지만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는 '사상누각'에 불과하다"며 "규제가 조금만 풀리면 다시 급등세로 반전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정 회장은 시장원리에 어긋나는 규제는 언젠가 더 큰 부작용을 불러올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