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시 스타 가수 이효리가 7일 오후 제주에서 처음으로 드라마 촬영에 들어가 연기자로서의 첫 발을 내디뎠다.


이효리는 이날 낮 12시께 제주에 도착한 뒤 숙소이자 SBS TV 드라마 '세 잎 클로버'(극본 정현정.조현경, 연출 장영우)의 첫 촬영지인 서귀포시 하얏트리젠시제주에서 여장을 풀었다.


이효리는 오후 4시 30분께 촬영세트가 마련된 호텔 정원에 모습을 드러내 장용우 감독의 지휘아래 타이틀신을 찍기 시작했다.


드라마에서 전과자 출신 공장노동자인 '진아'역을 맡은 이효리는 '성우' 역의 김강우(이효리 친오빠(이훈)의 친구)와 호흡을 맞춰 엔지 없이 타이틀신을 멋지게 소화해냈다.


장 감독은 타이틀신을 촬영을 끝내며 "OK, 효리 첫 컷트 성공했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후 이효리는 쌀쌀한 날씨속에서도 1시 30분이 넘도록 옷을 갈아입어가며 몇가지 장면 더 촬영한 뒤 간단히 인터뷰를 가졌다.


다음은 일문 일답.


--연기자로서 첫 촬영 소감은.


▲다른 인물들이 캐스팅 되고 대본이 많이 바뀐데다 그저께야 대본을 받아서 새로 연습하게 돼 좀 혼란스러웠다.


타이틀신의 대본도 오늘 처음 받아서 어리둥절 했지만 뮤직비디오 찍는 것 같기도 하고 편해서 좋았다. 거제도 촬영이 더 어려울 것같다.


--가수와 연기자의 다른 점은.


▲아직 해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가수는 직업 같고, 연기는 학생 같은 기분으로 배우는 것 같다. 가수는 개인적인 면이 많은데 연기는 상대가 있어서 좀 신선하기도 하고 재미 있을 것 같다.


--준비는 얼마나 했나.


▲준비는 많이 했는데 제가 한 준비가 여기에 맞게 한건지 쓸데없는 준비를 한건지 모르겠고 드라마가 나가봐야 알 것 같다. 그때가서 맞게 준비했다면 후한 점수를 줬으면 좋겠다.


--섹시 스타와 다른 길을 가는데.


▲그런 점에 대해서 두려움이 많이 있었고 아직도 두려워 한다. 그러나 예전의 그런 모습을 이 드라마에서만은 잊고 열심히 해 보고 싶다.


드라마 잘 안되고 연기도 별로든데 라는 이야기를 나중에 들어도 별로 후회하지 않을 것 같다.


--극중 캐릭터 표현은.


▲진아를 하려면 많이 버려야 하는데... 굽 높은 신발, 섹시한 의상이 없어 맨몸으로 카메라 앞에 선 것 같다.


어렸을 때 겪어 보지 못한 삶에 대한 연기를 해야하는데 서민들이 보고 제 감정 이입이 잘 되서 카타르시스를 느꼈으면 하는 희망이다.


그래서 다른 세계에 있는 아인줄 알았는데 나를 보니까 우리랑 꼭 같구나 하는생각을 하게 됐으면 좋겠다.


--진아의 성격은.


▲밝고 억척스런 부분은 꼭 같지만 저는 꿍하는 성격인데 비해 진아는 화끈하고말도 잘하는 성격인 것 같다. 그래서인지 오히려 우는 연기 보다 화내는 연기다 더어렵다.


--극중 배역의 의상은.


▲사실 패션 아이콘이라고 하는데...멀리서 봐도 부티가 나 보이니까 그게 걱정이다. 배역에 충실하기 위해 고민했고 진짜 공장 노동자 역할을 하기 위해 최대한싼 옷 중에서 이쁘게 입기로 했다.


--박정아씨 연기에 대해서.


▲열심히 한다고 들었는데 같은 동료 입장에서 안타깝다. 다들 신인 연기자로보지 않고 인기 가수로만 보는 것이 부담스럽다.


저도 회사의 입장이 아니었으면 조연부터 하고 싶었는데 연기를 처음 하면서 주연을 한다는 것이 좀 우습지만 열심히하겠다.


--드라마 주제곡을 직접 부른다는데.


▲아직 곡을 받지 못해서 모르겠지만 촬영하면서 연습해도 될 것 같다.


(제주=연합뉴스) 김호천 기자 kh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