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高1까진 잘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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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발표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회원국 등 40여개국 15세 학생(고1)의 학업성취도 분석 보고서(PISA)에 따르면 우리나라 학생들의 문제해결력은 조사대상국 중 1위,읽기능력은 2위에 각각 랭크됐다.
고교 1학년생들의 학업성취도가 이처럼 높다는 것은 희소식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최근 발표된 일련의 보고서와 PISA 자료를 비교해보면 마냥 좋아할 일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최근 중국 상하이 지아오퉁대는 "한국에서 최고인 서울대의 대학순위는 세계 1백50위권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PISA보고서를 만든 OECD 역시 지난 2000년 "한국 성인의 27%가 글자만 읽지 뜻을 정확히 모르는 2차적 문맹"이라고 발표했다.
고1학년까지 한국의 학생들은 세계 어느 나라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을 만큼 뛰어나지만 고교와 대학을 거치면서 수준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많은 전문가들은 학생들의 학업능력이 떨어지는 이유를 '고교 평준화제도'와 '안일한 대학교육'에서 찾고 있다.
우리 학생들은 고2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대입에 초점을 맞춘 평준화교육을 받게 된다.
시험문제를 푸는 요령은 늘지 모르지만 학력은 이때부터 급격히 떨어지기 시작한다는 것.대학입학 후 환경은 더욱 열악하다.
많은 학생들이 국내 대학을 포기하고 유학길에 오르는 것도 이 때문이다.
교육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 9월1일 현재 유학 중인 한국인은 18만7천6백83명으로 2003년(15만9천9백3명)보다 17.4% 증가했다.
이번 자료를 분석,발표한 평가원은 "이번 보고서는 그동안 학업성취도에서 우리 학생들이 높은 순위를 얻은 이유가 주입식·암기식 교육의 결과이며 창의력과 문제해결력이 부족하다는 인식을 불식시켰다"며 자신만만해했다.
하지만 '축배'에 앞서 고교 이후 대학생들의 창의력과 학습능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이유를 곱씹어봐야 하지 않을까.
송형석 사회부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