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P3플레이어 제조업체 레인콤(대표 양덕준)의 올 한해 성적표는 한마디로 '우등'이다. 올해 예상 매출은 4천6백억원으로 지난해 2천2백50억원과 비교하면 두배 이상 성장한 셈이다. 3월을 기점으로 월 판매량이 꾸준히 10만대를 넘고 있다. 매출액도 지난 8월 이후 매달 신기록을 경신해왔을 정도로 고공행진이다. 8월에 4백44억원을 기록한 매출은 9월에 5백7억원,10월에는 5백72억원으로 뛰어 올랐다. 레인콤의 선전은 국내외 MP3플레이어 시장의 꾸준한 성장세에 보조를 맞춰 신제품 개발 및 마케팅을 공격적으로 펼쳐온 것이 주효했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올해에만 약 11종류의 신제품을 출시하는 등 다양한 제품군을 앞세워 시장을 선점했다. 일명 '크래프트 모델'로 불리는 주력상품 'iFP-700/800/900시리즈' 이외에 세계적으로 애플컴퓨터가 독점하고 있다시피한 고용량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부문에서 신제품 'H-140'과 'H-300'을 내놓으면서 남성고객 및 얼리어댑터(early adapter)시장을 겨냥했다. 하반기에는 액세서리 개념을 강화한 'N10'과 휴대용 동영상 재생기 'PMP-100'이 가세하면서 더욱 주목을 끌었다. 특히 목걸이형 신제품인 'N10'의 경우 주 소비층을 젊은 남성에서 여성과 주부층까지 확대시킨 기폭제 역할을 한 제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MP3플레이어 시장이 일정부분 포화됐다는 판단아래 젊은층과 여성을 겨냥해 디지털기기와 액세서리 기능을 동시에 충족시켜줄 수 있도록 초소형,초경량으로 제작했기 때문이다. 전체 무게가 22g에 불과하다. '손안의 영화관'으로 불리는 PMP도 10월부터 본격 판매에 들어간 이후 국내에서만 1만대,세계적으로는 총 4만여대가 팔려 나갔다. 아이리버 'PMP-100시리즈'는 20GB(PMP-120),40GB(PMP-140)의 고용량을 자랑하는 휴대용 동영상 재생기로 40GB(기가바이트)의 경우 7백MB(메가바이트)동영상 파일을 기준으로 약 50편의 영화를 저장할 수 있다. 3.5인치 26만 컬러 TFT-LCD를 장착해 이동 중에도 생생한 화면을 즐길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레인콤의 성장세는 수출지역이 다변화된 데서도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미국과 중국 등에 편중됐던 수출이 일본과 유럽,동남아 등지로 한층 넓어졌기 때문이다. 전체 수출의 2∼3% 수준이던 일본과 유럽 시장은 두배 이상 성장했다. 또 최근에는 중남미 시장 개척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달 한국무역협회가 주최하고 산업자원부가 후원하는 '제41회 무역의 날'행사에서 '1억달러 수출의탑'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물론 총 수출액은 이미 2억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양덕준 대표는 "아이리버는 신제품 출시 간격이 3개월도 채 안될 정도로 기술과 디자인면에서 빠르게 앞서가고 있다"며 "앞으로도 소비자와 시장의 기대를 뛰어넘는 제품으로 더욱 사랑받는 브랜드가 되겠다"고 말했다. 문혜정 기자 sele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