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대기업들에 감원바람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예년에 찾아보기 어려운 정도의 문책인사를 단행하고 있습니다. 대대적인 인력구조조정에 성격이 강합니다. 또 내년도 경영환경 악화에 대비해 비상경영체제에 잘 대응할 수 있는 인물 중심으로, 연공서열에 얽매이지 않는 성과주의에 기초한 조기 인사를 단행하고 있습니다. 취재기자와 함께 자세한 내용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보도본부에 이현호 기자 자리에 함께 했습니다. 이 기자! 각 기업들 연말인사에 감원태풍이 몰아친다면서요? 네, 그렇습니다. 삼성과 현대차 등 주요 그룹들이 장기 불황으로 비상경영의 고삐를 죄고 있는 가운데 코오롱그룹을 신호탄으로 감원 칼바람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코오롱그룹이 계열사의 임원 중 34명을 퇴진시킨 것에서 알수 있듯이 재계가 내년도 경영환경이 갈수록 악화되면서 연말 인사를 통해 임원 감축에 들어갔습니다. 국내 주요 그룹들이 인력구조조정을 위한 문책인사를 단행하고 있는 것입니다. 내년에도 내수경기 침체와 환율 급락으로 수출 마저 어렵게 될 가능성이 높은 데다 국제유가 급등 등 경영여건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따른 조치입니다. 즉 철저한 실적 평가에 따른 인사를 통해 앞날에 대비해 나가겠다는 의지입니다. 그렇다면 최근 주요 그룹들이 단행한 임원 감축 인사를 살펴보면 좋겠는데요? 네, 우선 대표적으로 코오롱그룹을 꼽을 수 있습니다. 기존 127명의 임원 중에 부회장급 3명을 비롯해 34명이 퇴임하는 등 전체 임원수가 23%나 줄어들었습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34명의 승진 인사를 냈지만 신규 임원 선임은 단 한 명에 그쳤습니다. 반면 30명의 기존 임원들이 옷을 벗었습니다. 전체 임원의 15%선입니다. KT 역시 최근 임원인사에서 50대 이상 임원 6명을 대기 발령했으며, 휴비스는 최근 전주와 울산, 수원공장의 직원 2천여명 중 30% 가량을 감원하기로 했습니다. 금융권도 구조조정의 칼바람이 거세 외환은행의 경우 총 900명의 인원을 줄일 방침이며 노조측에서는 500명 정도가 희망퇴직을 신청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이에 앞서 부국증권은 지난달초 이사회를 열고 미등기 임원 13명중 7명의 이사보를 해임시키고 전원 사표를 수리했습니다. 임원 수를 줄여 조직을 슬림화한 것입니다. 특히 수출 둔화세인 전자와 자동차 업계로 확산될 조짐입니다. 전자, 자동차 업계의 경우 아직 인력구조조정 바람에서 비켜서 있지만 내수가 지속적으로 침체되고 수출재고가 쌓여갈 경우 인력구조조정은 피할 수 없을 것입니다. 게다가 이같은 감원 바람은 대한상의가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드러났습니다. 내년도 최대 노사 현안으로는 인력구조조정이 32.1%로 가장 높았습니다. 그렇군요. 두 그룹의 인사만 살펴봐도 누구나 쉽게 감원 칼바람이 불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요, 몇몇 그룹들은 조직의 살 빼기 작업에 들어가기도 했다면서요? 네, 그렇습니다. 각 그룹들 마다 임원 감축과 함께 조직의 슬립화가 시작됐습니다. 코오롱그룹은 임원 감축과 함께 조기퇴직 우대제를 실시하기로 했습니다. 코오롱이 조기퇴직제를 실시한 것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0년대 말 이후 처음있는 일입니다. 현대중공업그룹도 이번 인사에서 각 계열사 임원의 일괄 사직서를 받아 10여명의 임원들을 해임 했습니다. 희망퇴직이라는 명분이지만 구조조정 성격이 강합니다. 보수적 경영의 롯데그룹도 창사 이후 처음으로 구조조정에 나서 핵심계열사인 롯데호텔에 대해 지난달까지 10년차 이상 임직원에게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습니다. 현대차그룹도 로템에 대해 지난달초 관리직 1550명중 350명을 감원했으며 60여명은 희망퇴직을 받았고 나머지 인원은 INI스틸 등 그룹 계열사로 전보조치 했습니다. 일부 그룹들은 실적 평가에 따른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동시에 고령 임원들을 퇴진시키고 참신한 '젊은 피'를 수혈하는 작업도 가속화하는 모습이 보이고 있는데요? 네, 그렇습니다. 삼성그룹은 경영환경 악화에 대비한 위기의식 재무장 차원에서 젊은피 수혈이라는 예상외 인사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최근 비상경영에 돌입한 현대차그룹도 주요 인사들이 중용될 것이라는 전망속에 조직에 자극을 주기 위한 고강도 물갈이 인사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LG그룹도 역시 강한 성과주의를 인사의 대원칙 하에 경영성과와 리더십을 토대로 사업성과, 사업환경과 전략 등을 고려한 참신한 인재 등용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SK그룹도 올해는 실적과 능력이라는 2가지 인사원칙 하에 경영목표 달성 정도를 측정하는 KPI시스템과 상하간 다면 평가에 따른 발탁인사가 점쳐지고 있습니다. 특히 주요그룹중 가장 먼저 인사를 실시한 한화그룹은 계열사 대표들을 50대 초반으로 임명하는 파격적인 세대교체를 단행해 재계의 물갈이 인사를 예고했습니다. 하지만 사실 올해는 수출 2천억달러를 넘어서는 등 수출 실적이 뛰어난 그룹들이 많은데 너무 감원인사라는 극약처방을 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있는데요? 네, 그렇습니다. 외환위기 이후 최대의 감원이라는 시각 속에 각 그룹들 인사정책이 원가절감의 최고 전략인 지나친 감원 인사를 펼친다는 분석이 높습니다. 삼성과 현대차그룹을 비롯해 LG와 SK 등 4대 그룹이 사상 최대 실적에도 불구하고 속속 인력구조조정 행렬에 가담하는 태세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실제 각 그룹들은 인력총원을 감축하기보다는 승진 인사를 억제하면서 근무 기강을 강하 게 조이는 방향으로 업무 구조조정을 단행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신상필벌의 인사원칙을 통해서 악화되는 경영환경을 극복해 나간다는 맥락입니다. 때문에 재계의 구조조정 한파는 어떤 그룹도 피해가기는 어려운 추세로 보입니다. 재계 대표주자인 삼성그룹 한 관계자도 "지난 3~4년간 해마다 사상 최대 규모의 승진 인사를 단행했지만 올해는 사정이 사뭇 다르다"며 "환율 급락의 충격이 예상보다 커 남은 것은 인력구조조정 뿐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현호기자 hhlee@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