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1일 한국씨티은행의 출범, 세계 2위권 은행인 HSBC(홍콩상하이은행)의 제일은행 인수 추진 등에 따른 판도변화와경쟁심화가 예상되는 은행권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강정원 국민은행[060000]장과 신상훈 신한은행장, 강권석 기업은행장 등 주요은행장들이 1일 월례조회에서 일제히 은행들의 전쟁을 거론하면서 위기의식을 표명했다. 강정원 국민은행장은 이날 월례조회에서 "은행들의 전쟁은 꾸민 말이 아니고 현실"이라며 "잠재력을 극대화해 제대로 한번 싸워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민은행내 3개 노조의 통합안에 대해 지난달 22일 실시된 조합원 투표가 압도적인 찬성률로 통과된 점을 소개한 뒤 노조통합을 계기로 잠재력을 극대화하면 은행과의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영업점이 고객을 만족시키지 못하고 본점은 영업점에 대해 군림한다"며 "본점이 영업점을 섬긴다는 얘기가 나올 때까지 이 문제는 직접 챙기겠다"고 조직문화 혁신에 나설 의지를 내비쳤다. 아울러 그는 최근 각 부문별로 보고받은 예산안에 대해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영업환경 악화로 수익을 내기 힘든 것은 알고 있지만 그렇다면 지출을 줄여야 한다"고 경비절감에 나설 방침임을 밝혔다. 그는 "수익은 줄이고 지출은 늘어나는 그런 예산안은 제대로 된 예산안이라고 할 수 없다"며 "앞으로 2주간 전면 재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상훈 신한은행장도 이날 월례조회에서 "사활을 건 대회전(大會戰)이 강 건너불이 아니라 발등의 불"이라며 "내년을 치밀하게 준비하면서 미래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씨티은행 출범에 이어 세계 2위 은행인 HSBC(홍콩상하이은행)의 시중은행 인수가 임박했다"면서 "은행권 판도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글로벌 플레이어들과한판 승부를 앞두고 전운이 감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처럼 어려울 때 한 발짝 앞서 나가야 진정한 최고은행"이라면서 "우선 자산건전성에 대한 고삐를 한시라도 늦추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업의 부도율이 높아지다 보니 10월에만 고정이하여신비율(ABS발행전 기준)이 0.1%포인트 상승하고 대손충당금이 328억원 늘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아울러 "엄격한 도덕성은 금융인에게 요구되는 기본 덕목이자 조직의 생존과도 직결되는 핵심사항"이라면서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실천해야 할 리더계층의 도덕적 해이는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권석 기업은행[024110]장도 이날 월례회의에서 "최근 금융환경 변화는 `제2의빅뱅'을 예고하는 것"이라며 "과거 패러다임속에서 국책은행으로 안주할 수도 없고 안주해서도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씨티의 출범에 이어 HSBC, 스탠다드차타드 등 국제 금융시장의 강자들이 속속 진출할 것으로 보이고 우리은행 등 경쟁은행의 움직임도 발빠르다고 최근 상황을 평가했다. 그는 "내년 경쟁결과에 따라 은행의 중장기 생존여부가 결론날 것"이라며 우량중소기업 지원에서 선도적 역할을 계속 수행하면서 총력전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10월말을 기준으로 은행권 중소기업 대출 증가액의 약 40%에 해당하는 4조9천억원을 지원, 지난해 빼앗겼던 중소기업 금융시장 점유율 1위를 다시 탈환했고 연체율은 감내할 수 있는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10월말 현재 총수신 순증실적은 목표의 53%, 당기 순이익 달성률은 목표의 75%에 머무는 등 실적이 상당히 부진한 것도 사실"이라면서 영업실적 증대를 위한 노력을 당부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성제.경수현기자 sungje@yna.co.kr evan@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