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1> 요즘 여의도에서는 하나로텔레콤 노조가 열흘 넘게 집회를 벌이고 있습니다. 바로 하나로텔레콤이 주요 임원들에 대해 2천만주 가까운 스톡옵션을 부여한 것을 반대하는 시위인데요. 두루넷 인수, 와이브로 사업권 신청 등 산적한 현안이 많은 지금 내부적으로 문제가 커지고 있다고 합니다. 취재기자와 함께 얘기나눠보겠습니다. 박성태 기자, 지금 하나로텔레콤의 내부 갈등이 커지고 있다던데요? 기자-1> 하나로텔레콤 노조는 지난 15일부터 여의도에서 집회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주요 임직원들에 대해 하나로텔레콤이 부여한 스톡옵션이 너무 많다는 이유와 시기적으로 부적절하다는 것인데요. 노조 내부에서도 이번 스톡옵션이 지난 3월과는 달리 임직원 전체에게 주어진 다는 점에서 어떻게 할지 방향성에 대한 고민은 있지만 중요한 것은 앞으로 와이브로, 두루넷 인수 등 현안이 산적했는데 불구하고 내부적으로 스톡옵션 때문에 갈등이 일어나고 있다는 점입니다. 앵커-2> 하나로텔레콤 스톡옵션 문제는 연초에다 불거졌던 것 같은데 2천만주면 상당한 주식이군요. 좀 더 자세히 설명을 해주시죠. 기자-2> 하나로텔레콤은 지난 10월 29일 이사회 결의를 통해 임직원 1천451명 전원에 대해 스톡옵션 1천977만2천890주를 부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정도면 전체 주식수의 4%가 넘는 수준이며 주식수로는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부여된 스톡옵션중 단연 최대규모입니다. 다음달 16일 임시주주총회를 통해서 스톡옵션 부여를 결정할 예정입니다. 행사가격은 관련 규정에 의해 시가로 결정되지만 현재 하나로텔레콤 주가가 액면가인 5천원의 70%가 안되는 수준이기 때문에 특별한 일이 없으면 액면가인 5천원으로 결정될 전망입니다. 스톡옵션이 부여가 확정되면 2년후인 2006년 12월17일부터 행사가 가능한데요. 이때부터는 전체 스톡옵션 부여수량의 60%를, 그리고 다시 1년 뒤인 2007년 12월17일부터는 나머지 40%를 행사할 수 있습니다. 스톡옵션을 행사하게 되면 회사는 신주를 발행해서 주거나 자사주를 교부하거나 또는 현 시가와의 차액을 현금으로 보상하게 됩니다. 앵커-3> 임직원 1천451명이 전원이라고 했는데요. 그럼 전직원에게 스톡옵션을 부여한다는 뜻인가요? 기자-3> 그렇습니다. 하나로텔레콤은 지난번 3월에 윤창번 사장 등 임원 44명에게 스톡옵션 1천60만주를 부여하려다 노조 등의 반발로 무산된 적이 있습니다. 그때 나온 얘기가 하나로텔레콤이 지난해 대규모 외자유치를 할 수 있었던 데에는 전직원의 일치 단결이 있었는데 얼마 안돼 임원들만 스톡옵션 잔치를 벌이고 있다는 얘기였는데요. 그것을 의식해서인지 이번에는 전직원에게 스톡옵션을 부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과연 윤창번 사장은 얼마를 받을 것인지, 그리고 각 임원들은 몇주씩, 또 직원들은 어떻게 받을 건지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되지는 않았습니다. 하나로텔레콤은 오는 12월 1일 각 세부 부여 내역을 공시할 계획입니다. 조그마한 벤처기업도 아닌 하나로텔레콤과 같은 대기업에서 전 직원이 스톡옵션을 받는 것도 흔치 않은 일인데요. 이는 소수 임원들에게 주려고만 했던 스톡옵션 문제에 직원들이 반발하자 이를 확대시킨 걸로 사실상 회사에서 다 나눠먹자는 거 아니냐는 비판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4> 그렇군요. 스톡옵션이란 것이 원래 유능한 직원에 대해 회사의 성장에 맞춰 성과를 보상하기 위해 도입된 것 아니냐는 생각인데요. 1천명 넘는 전직원이 나눠갖는다는 것은 영 이해하기 힘들군요? 현재 하나로텔레콤이 시기적으로 현안도 산적해 있지 않습니까? 내년 3월 정기주총때 차라리 얘기되는게 낫지 않나 하는 생각인데요? 기자-4> 그렇습니다. 하나로텔레콤은 우선 다음달 3일 와이브로 사업권 신청이 있습니다. 데이콤이 와이브로를 중도 포기하면서 사업자 선정 가능성은 높아졌지만 그래도 회사에 명운이 달려있고 예전 IMT-2000에서 하나로텔레콤이 절대평가로 탈락한 적이 있기 때문에 신중을 기해야 합니다. 또 다음달 13일에는 유선통신 시장의 구도를 바꿀 두루넷 인수 입찰이 있습니다. 현재 데이콤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고 과연 두루넷이 어디로 갈지는 아직 모르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3일 뒤인 16일 임시주총이 있고 여기에 스톡옵션 부여 안건이 상정돼 있습니다. 이런 긴박한 시기에 하나로텔레콤이 내부 단결을 해칠수 있는 과도한 스톡옵션을 강행하는 것은 하나로텔레콤 안팎에서도 이해할 수가 없다는 반응입니다. 앵커-5> 하나로텔레콤이 스톡옵션을 강행하는 이유는 뭡니까? 기자-5> 네. 회사에서는 스톡옵션 얘기 자체가 나오는 것을 꺼리고 있기 때문에 공식적인 반응은 없는데요. 들리는 얘기로는 우선 하나로텔레콤이 외부에서 영입한 몇몇 임원들이 영입약속으로 주어졌던 스톡옵션 지급을 요구하기 때문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지난 봄 한번 무산돼 이들 영입임원들의 회사에 대한 애사심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내년 정기주총까지 3-4달만 기다리면 되는데도 임시주총까지 열어가면서 스톡옵션을 부여하는 것에 대해서는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입니다. 이런 의혹들 때문에 최근 시장에서는 하나로텔레콤의 구조상의 변화가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되고 있는데요. 즉 올해말에서 내년초 하나로텔레콤과 SK텔레콤과의 관계에 가시적인 변화가 있지 않냐는 것입니다. 그럴 경우 하나로텔레콤의 주가가 오르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고 스톡옵션 행사가격이 오르기 전에 부여하자는 것 아니냐는 해석입니다. 이와 관련돼 최근 이용경 KT 사장이 블라디보스톡에서 KT와 KTF의 합병론을 제기한 것도 관심이 되는데요. KT는 중장기적으로 KTF와의 합병을 내부적으로는 검토했지만 한가지 전제가 바로 SK텔레콤과 하나로텔레콤의 합병이었는데 KT 이용경 사장이 나서서 합병론을 공식화한것은 바로 SK텔레콤과 하나로텔레콤과의 무언가 관계변화가 있었기 때문이 아니냐는 해석도 있습니다. 만일 그렇다면 하나로텔레콤의 이번 스톡옵션 부여는 도덕성 문제에 휘말릴 소지도 있는데요. 임원들이 내부적으로 향후 주가 상승에 대비해 스톡옵션을 받고 또 이번 스톡옵션에서 각 부문장의 경우 퇴직이나 구조개편 등에서는 전량을 시기에 관계없이 매각할 수 있도록 해 무언가 보상책도 마련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있습니다. 한가지 안타까운 것은 하나로텔레콤이 지난해 LG그룹과 위임장 전쟁에서 승리한 뒤 회사내 구성원들이 모두 단합된 마음을 보여줘 정말 한번 해보자는 분위기가 충만돼 있었는데요. 바로 서너달 뒤 나온 스톡옵션 문제로 이 분위기가 모두 사라져버렸다는 점입니다. 앵커-6> 네. 박성태 기자 수고했습니다. 박성태기자 stpark@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