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潘基文) 외교통상부 장관이 내부추스르기에 나섰다. 24일 오후 서울 세종로 외교부 청사에서 반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신입직원과그 가족을 초청, 환영행사를 가진 것. 이런 행사는 외교부가 생긴 이래 처음이다. 행사에는 채용분야별로 외무관 21명, 외무행정관 7명, 외무정보관 6명과 그 가족을 포함해 모두 60명이, 외교부에서는 반 장관 이외에 본부 및 외교안보연구원의과장급 이상 간부들이 참석해 다과를 함께 하며 격의없는 대화를 나눴다. 반 장관은 환영사를 통해 "신입직원을 위해 이런 자리를 마련한 것을 거의 처음으로, 기쁘게 생각하며 나중에 과.국장이 되어서도 좋은 추억거리로 삼았으면 좋겠다"고 운을 뗀 뒤 "외교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가운데에도 국민으로부터의 평가는 그다지 좋지 않지만 여러분이 하는 일이 국가와 민족을 위해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임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반 장관은 "우리나라의 위치는 외교로 나가지 않으면 어렵다. 한반도의 지정학은 `사주'처럼 이미 정해져 있지만 그 과정과 여건이라는 `팔자'는 충분히 고쳐나갈수 있으며 여러분이 바로 우리나라의 `팔자'를 고쳐나가는데 참여하는 것"이라며 `사주팔자'에 빗대 외무관의 역할을 강조했다. 신입직원 대표로 답사를 한 박혜진(여) 외무관은 "외무관이 돼 너무 기쁘지만미지의 세계에 대한 두려움으로 막막하기도 하다. 외무공무원으로서 소임을 충실히하겠다"고 말했다. 외교부는 신입직원과 그 가족들이 소속감과 유대감을 높이고 혁신적인 부(部)문화를 형성하기 위해 이런 행사를 준비했으며, 앞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해정례화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외교부의 이런 `깜짝' 행사는 김선일씨 사건 이후의 침체한 분위기는 물론 1년여의 논란 끝에 최근 가닥을 잡은 외교부 혁신작업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특히 이달 초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까지 참석한 토론에서, 그간 외교부에 대한`특혜'로 지적돼 온 재외 공관장 직을 민간에 대폭 개방하고 정년 기준을 엄격히 적용키로 하면서, 외교부 내부에 불어닥친 `인사 칼바람'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반 장관은 지난 8일 ▲ 공관장 보임 회수 2회 이내 제한 ▲ 공관장 적격심사 2회 탈락자 공관장 보임 제한 ▲정년보장을 위한 인사조치 없음 ▲ 특임공관장의 배치 직위와 후보 검증 등을 내년도 춘계 정기인사 기준을 밝힌 바 있으며, 이에 따르면 매년 7∼8명의 외교부 고위공직자가 정년이 되기 전에 옷을 벗어야 한다. 외교부 관계자는 "선의로 해석해달라"며 "일종의 내부 팀워크 다지기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인교준.이상헌 기자 kjihn@yna.co.kr honeyb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