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카슈랑스에서 적극적으로 판매 실적을 올렸던 외국계와 중소형 생보사들의 책임준비금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나 지급여력에 부담을 주고 있습니다. 생보업계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전체 생명보험사들의 책임준비금은 9조 65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7% 증가했습니다. 특히 방카슈랑스에 집중했던 외국계와 중소형 생보사들의 책임준비금이 대형사들에 비해 크게 증가해 일시납 위주의 판매가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회사별로는 AIG생명이 올 상반기 4,986억원의 책임준비금을 적립해 지난해 같은 기간 2,023억원보다 2배 이상 증가했고, ING생명도 8,310억원을 적립해 전년 동기보다 3,309억원이 늘었습니다. PCA생명도 지난해 상반기 194억원의 적립 규모에서 올 상반기에는 544억원으로 급증한 가운데 동양생명과 신한생명도 각각 2,841억원과 3,458억원으로 크게 증가했습니다. 이에 대해 생보업계 관계자는 "일시납 판매 영향으로 책임준비금이 크게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관계자는 "일시납 판매보험의 경우 보험료의 95% 이상을 초년도에 책임준비금으로 쌓는다"면서 "은행에 지급하는 수수료를 제외할 경우 사실상 대부분을 쌓기에 지급여력에 부담이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AIG생명의 경우 방카슈랑스가 본격화되자, 지난해 12월 15일과 올 3월 29일 각각 200억원과 292억원의 증자에 나서는 등 지급여력비율을 유지하기 위한 방어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이에 따라 방카슈랑스 2단계 확대 시행이 연기될 경우 1단계 판매에서 받은 일시납 보험의 책임 준비금 증가 부담이 중소형과 외국계 생보사들의 지급여력비율 방어에 비상이 걸릴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양재준기자 jjyang@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