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어제 정부가 원달러 환율의 급락을 저지하기 위해 한국은행에 발권력 동원한 시장개입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오늘은 현상황이 '발권력'까지 동원해서 환율을 안정시켜야 하는지, 한은이 돈을 발행해 달러를 사들일 경우 효과는 있는지 취재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앵커] 차기자, 어제 부총리와 한은총재가 비밀리에 만나 환율 문제를 논의했다는데 왜 그랬나요? [기자] 외환시장에 개입할 '실탄'을 다 써버린 정부가 환율 급락을 막기위해 한국은행에 '발권력 동원'을 요구했습니다. 이헌재 부총리와 박승 한국은행 총재가 환율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어제(22일) 오전 긴급회동을 가진 것으로 확인되자 금융시장은 큰 혼란에 빠졌습니다. 환율방어 적극 대응 -환율문제 논의위해 전격회동 -환율급락 저지'발권력 요구' -환시채 한고 소진,개입불능 -재경부 지시 한은 수용해야 그동안 정부는 직접 외환시장에 개입해 왔으나 환시채 발행한도가 거의 소진되자 한국은행이 발권력을 동원해 환율을 방어해야한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현행법상 한국은행은 재경부와 환율정책을 협의할 수 있으나 결정권은 재경부 장관이 갖고 있기 때문에 정부가 지시하면 한국은행은 따라야 합니다. 실제 올해 환시채 발행한도 18.8조원중 이미 17조원을 사용해 연내 1.8조원을 더 발행할 수 있지만 이달말 만기도래 외평채 1.2조원을 상환해야 하므로 사실상 한도는 소진된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최근 원화의 절상률이 가장 높다는 조사자료도 나왔는데 통화절상 압력이 한국에만 작용하는건지 주변 국가와 비교해달라. [기자] 중국 위안화를 비롯 아시아 국가들이 자국의 통화가치를 절상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그동안 환율하락폭이 작았던 한국도 평가절상 압력이 커지고 있습니다. 亞통화 절상압력 확대 이에 따라 아시아 외환시장 참여자들이 역내 통화를 사들이고 글로벌 투자자들은 아시아 역내 채권과 주식시장에 대규모 자금을 쏟아붓고 있는 것입니다. 급격한 엔고로 수출경쟁력 악화를 염려하는 일본 정부도 G20 회의에서 환율대책이 나오지 않자 더 이상 개입을 미룰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습니다. 통화가치 연쇄절상 움직임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도 중국이 내년중 위안화를 절상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한국과 일본 싱가프로 등 아시아 각국의 통화가치도 연쇄 절상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아시아 국가들은 수출경쟁력 약화 때문에 통화강세가 부담이 되면서도 앞으로 급작스런 외환시장 변동을 피하기 위해선 지금 어느 정도 평가절상을 수용할 수 밖에 없다고 AWSJ는 설명했습니다. [앵커] 환율하락이 아시아 국가들의 공통된 현상이라고 했는데 정부가 환율을 방어하기위해 시장에 개입한다면 어떤 방법이 있나? [기자] 외환시장 개입은 '외환당국이 정책수단을 통해 환율을 적정수준에서 관리하는 것'을 말하는데 국내에선 재정경제부와 한국은행이 '외환당국'에 해당됩니다. 외환시장 개입형태 -외환당국 '재경부+한은' -구두개입 '초기단계 경고' -직접'매수개입과 매도개입' 외환시장 개입방식은 크게 구두개입과 직접개입으로 나뉘는데 환율이 급등락할 경우 정부나 한은 관계자들이 '환율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하는 것을 '구두개입'이라고 합니다. 구두개입 만으로 부족할 때 외환당국은 시장에서 실제 달러를 사고 파는 '직접개입'에 나서는데 환율이 많이 떨어지면 달러를 사들여 환율을 올리는 '매수개입'과 환율이 급등하면 외환보유액중 일부 달러를 시장에 내다파는 '매도개입'을 하게 됩니다. [앵커] 그러면 한은이 발권력을 동원해 직접 시장개입에 나선다면 돈을 새로 찍어서 달러를 사는 건가요? [기자] 그렇지 않습니다. '발권력 동원'은 한은이 조폐공사에서 실제로 돈을 찍는 것은 아니고 시중은행에서 달러를 살 때 한은 내 시중은행 계좌에 돈을 이체하는 방식을 사용합니다. 발권력 동원'은행자금이체' 보통 재경부에서 외환시장에 개입할 때는 외국환평형기금채권을 발행해 달러를 직접 사들이는데 현재 이 자금이 대부분 소진된 상태입니다. 그래서 한은에 '발권력 동원 요구'를 한 것인데 이론적으로 중앙은행의 발권력은 무제한이기 때문에 외환시장 개입의 한도는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외화를 사들이기 위해서는 정부가 통화안정증권을 발행해 시중의 돈을 회수하게 되어있어 통안증권 발행 가능액이 이론적 한도가 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한은 발권력 한도'3백조' 현재 통안증권 발행한도는 통화량(M2)의 50%이내로 제한돼 있는데 M2가 9백조원이 넘기때문에 대략 450조원 정도로 추정됩니다. 또한 지난 19일 기준으로 통안증권 발행액은 130조원 정도이기 때문에 이론적 한도는 아직 3백조 이상 남아있습니다. [앵커] 한국은행의 발권력 동원에 따른 금융시장의 부작용은 없나요? [기자] 한은이 발권력을 동원해 달러를 사게 되면 시중 통화량이 늘어나 물가를 끌어올리는 부작용을 가져옵니다. 발권력 동원'부작용' -통화증가 물가상승 불안 -통안증권 발행 이자부담 -환율하락 평가손 발생 -외환시장개입 한계 노출 물가부담을 막기위해 한은은 통화안정증권을 발행해 원화를 다시 흡수하는데 연3.5% 내외의 이자지급이 부담되고 환율이 계속 떨어지면 보유 달러의 평가손실도 발생합니다. 다른 문제가 없더라도 통안증권에 대한 이자 지급액이 지난해 4.9조원에 달했고 올해도 10월말까지 4.6조원에 이르러 발권력을 동원한 시장개입도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앵커] 환율하락을 막기위해 외환당국이 고육책을 마련하는 것도 결국 경제상황이 걱정되기 때문인데 마지막으로 외환시장 개입이 현 경제흐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지 말해달라. [기자] 전문가들은 현재의 환율 급락세가 미국 경제의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돼 불투명성이 크기 때문에 향후 금융시장 흐름을 점치기 쉽지않다고 지적했습니다. 개입 효과 미지수 -성장률 감소 수출둔화 -펀더멘털무관 경기악영향 -유동성증가 국제자금이동 -적절한 환율정책 반전계기 국내 경제 성장률이 떨어지고 수출이 둔화되는 상황에서 경제의 펀더멘털과 상관없이 환율이 움직이고 있어 경기 전반에 악영향이 미칠 것으로 우려했습니다. 하지만 초저금리로 유동성이 풍부하고 달러가치 하락으로 신흥시장으로 국제 자금이 이동할 것으로 예상되며 정부의 경기부양 기대감이 남아있기 때문에 환율의 속도와 폭을 조절한다면 의외로 침체된 경기를 살릴 수 있는 기회도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차희건기자 hgcha@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