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과시하기를 좋아했던 베이비붐 세대에서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한 신세대로 소비 주도권이 넘어가면서,자동차 크기가 점점 작아지고 있다. 또 고유가 시대가 도래하면서 연료가 적게 들면서 성능이 좋는 자동차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3일 자동차 산업의 9가지 새로운 트렌드를 간추려 소개했다. ◆ SUV 지고 CUV 뜬다=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여전히 인기지만 디자인은 콤팩트하고 도시적으로 바뀌고 있다. 요즘 나오는 SUV는 트럭을 연상시키는 90년대 모델과 달리 세단이나 미니밴에 더 가깝다. 도요타 하이랜더와 다임러크라이슬러 퍼시피카가 대표적인 예다. 이런 차들을 SUV와 구분하기 위해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이라는 신조어도 생겨났다. 자동차전문 마케팅회사 JD파워는 전통적인 SUV의 경우 2003∼2005년에 걸쳐 8.4% 판매가 줄어드는 반면 미니밴과 크로스오버(합쳐서 다목적차량·MPV)는 17.3%,5도어 차량인 해치백은 55.1%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비 절감 엔진개발=기름 값이 속등하면서 '연비와 힘'이 엔진 기술 개발의 키워드가 됐다. 도요타가 히트시킨 하이브리드카 프리우스가 이 트렌드의 대표적인 산물이다. 가솔린의 대안으로 디젤 엔진에 대한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소음이 적고 배출가스량을 획기적으로 줄인 디젤 엔진이 곧 출시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와 별도로 차량 크기에 대한 관심이 시들해진 반면 엔진의 힘은 어느때보다 중시되고 있다. '빠르고 맹렬한' 엔진이 인기를 끌면서 닛산은 2백87마력 모델(3백50Z)을,혼다는 3백마력의 어큐라를 최근 출시했다. ◆럭셔리카,젊어지다=젊은층의 경제력 증대와 업체들의 틈새시장 발굴 노력으로 10∼20대가 중요한 자동차 소비계층으로 부상,럭셔리카의 차종이 다양해졌다. 전통 세단으로 유명한 메르세데스 벤츠와 도요타 렉서스 같은 럭셔리 브랜드들이 이제는 젊은 고객을 흡수하기 위해 스포츠형 세단,SUV,심지어 픽업트럭까지 만든다. 도요타 렉서스 브랜드를 단 스포츠쿠페(SC430)와 SUV(RX330)도 인기를 끌고 있다. ◆크기 경쟁 한물 가다=젊은 소비층의 부상은 자동차 크기도 바꿔놨다. 베이비붐 세대가 큰 차를 몰며 과시하기를 좋아했던 것과 달리 젊은 드라이버들은 세련된 소형차를 선호한다. 폭스바겐이 뉴비틀로 비틀을 성공적으로 부활시킨 이래 유럽형 소형차들이 관심을 끌고 있다. 아우디가 유럽에서 팔던 A3를 미국에서도 곧 출시할 계획이고 메르세데스벤츠는 도시형 소형차 '스마트'와 초소형 SUV모델을 2006년 내놓기로 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밖에 럭셔리카 시장이 커지면서 전통적인 럭셔리 브랜드들이 '안전과 기술'로 차별화를 시도하는 것도 트렌드라고 소개했다. 현재 업계가 한창 경쟁적으로 개발 중인 기술은 차간 거리를 자동으로 유지하는 제어 시스템이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