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통화 절상 불가피할듯.. G20회담 성과없이 폐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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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하락세에 제동을 걸 것으로 기대됐던 G20(선진.신흥공업국)회담이 오히려 달러화의 추가하락을 용인하는 쪽으로 결론이 나면서 아시아 각국 통화의 추가적인 평가절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중국 위안화의 평가절상이 시간문제로 인식되면서 위안화는 물론 여타 아시아 통화에 대한 사재기 열풍도 거세지고 있다.
◆아시아 통화 사재기 열풍=월스트리트저널은 22일 달러 약세가 내년까지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해짐에 따라 국제투자자들이 아시아 통화 사재기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도쿄 서울 싱가포르 외환시장에서 아시아 통화의 평가절상을 기대하고 이들 통화 사재기가 한창이라며 각국 주식 채권시장에도 돈이 대거 몰려들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위안화에 대한 사재기 열풍이 아시아의 다른 통화로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신문은 "중국이 과열경기를 식히기 위해서도 위안화 평가절상을 해야 하며 그럴 경우 다른 아시아 국가들의 평가절상 부담이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각국의 대중(對中) 수출 경쟁력이 크게 떨어지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
한편 블룸버그통신이 외환딜러 등 외환 관계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67%가 달러화가 엔화에 대해 추가로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18개월 만에 가장 높은 비율을 나타냈다.
◆달러약세 용인한 G20=유로화의 초강세 행진에 제동을 걸 것으로 기대됐던 G20 회담은 환율문제에 관한 한 아무런 성과도 없이 막을 내렸다.
독일을 비롯한 유럽 국가들은 달러약세를 방지하기 위한 공동대응 방안을 모색하려 했지만 미국의 반대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존 스노 미 재무부 장관은 "환율문제는 의제가 아니다"라며 미국은 경상 적자를 줄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만 밝혔다.
G20은 다만 "환율의 급격한 변화를 원치 않는다"는 극히 원칙론적인 선언만을 채택하고 말았다.
이에 따라 G20은 그린스펀 의장의 발언으로 가속도가 붙은 달러화 하락세를 오히려 용인하는 셈이 돼버렸다.
◆일본 등 시장개입 움직임도=G20 회담이 성과없이 끝나자 각국 정부가 달러화 하락에 맞서기 위해 개별적인 시장 개입에 나설 뜻을 잇따라 밝히고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슈뢰더 독일 총리가 "유럽중앙은행이 뭔가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밝힌 데 이어 일본 정부 관계자도 시장개입 가능성을 내비쳤다.
와타나베 히로시 일본 재무성 재무관은 G20 회의 후 "지금이 환시장 개입을 생각하기 시작할 적기"라고 말했다.
김선태 기자 k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