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자문 동북아시대위원회 위원장인 문정인(文正仁) 연세대 정외과 교수는 18일 `북한의 핵 보유 주장이 일리가 있다'는 노무현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반전.반핵 정신을 근거로 미국에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협상을 촉구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문 교수는 이날 오후 연세대 대학원 통일학 협동과정 원우회 주최로 동교동 김대중도서관에서 열린 강연회에서 한 참석자의 질문에 "미국과 북한에 보다 능동적,전향적 자세로 협상에 임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라며 이같이 답했다. 문 교수는 "노대통령 발언을 두고 전쟁은 반대하면서 핵은 용인한다는 식으로 받아들여서는 안된다"며 "반전과 반핵은 보수와 진보에 상관없이 모든 국민의 기본적 바람인데 `반전'을 남북공조로 `반핵'을 한미공조로 배타적인 이분법을 적용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문 교수는 "북한을 수차례 방문하면서 북한 정권과 주민들은 미국이 실제 핵 공격을 해올지 모른다는 위기의식이 있음을 느꼈다"면서 북한이 미국의 적대정책 해소를 핵폐기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 정부가 `조용한 외교'를 했을 때는 탈북자들이 편하게 정착할 수 있었으나 지금은 그렇지 못하다"면서 "탈북자를 위해 마련된 미정부의 인권법안이 오히려 탈북자를 곤란하게 하는 역설적인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만큼 수혜자들의 입장을 객관적으로 살필 필요도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조성현 기자 eyebrow76@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