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을 국빈 방문 중인 노무현 대통령은 17일(한국시간) 브라질리아의 대통령궁에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실바 대통령과 단독 및 확대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날 회담에서 두 정상은 서로의 정치역정과 양국의 민주주의 역사 등 공통점을 놓고 화기애애한 대화를 나눠 당초 예정된 회담시간인 1시간30분보다 50분을 초과했다. 다음은 배석자들이 전한 두 정상간 대화록. △노 대통령=내가 중학교 2학년때 학생잡지를 봤는데 거기에 브라질리아를 소개하는 기사가 났다. 그때 인상적이었는데 와보니까 참 아름답다. △룰라 대통령=나는 1959년에 일자리를 구하러 다녔다. △노 대통령=브라질과 우리의 정치과정이 비슷하고 우리 두 사람의 정치과정도 역시 비슷한 것 같다. 나이도 한살 차이다. (룰라는 노 대통령보다 한살 많은 59세) △룰라 대통령=금속노조 일을 하면서 정치에 뛰어들게 됐다. 노동자당(PT)을 만들어 처음 유세했을 때는 정치연설이 아니라 노조대표 연설 같았다.(웃음) △노 대통령=브라질에 대해 각별히 친근감을 갖고 있다. 우리나라가 브라질의 주요 투자대상국임을 감안해 우리 기업들의 애로사항에 대해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 우리 기업은 성실한 노력과 기술력으로 성공해 왔다. 대단히 의욕적이며 도전적이고 혁신적인 문화가 충만해 있다. 기술과 경영의 수준이 매우 높기 때문에 브라질 국민과 경제에 잘 어울릴 것이다. △룰라 대통령=본인은 노 대통령을 특별한 동지의식을 갖고 환영한다.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계획을 갖고 있다. 도와 달라.또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에 입후보할 생각인데 지지해 줬으면 좋겠다. △노 대통령=두가지 다 복잡한 계산과 전략이 필요하다. 명확히 답하는 게 쉽지 않다. 우리나라도 2007~2008년 유엔안보리 비상임이사국 출마를 계획하고 있는데 도와달라. △룰라 대통령=…(고개를 끄덕임) △노 대통령=브라질은 21세기 경제지형을 바꿔놓을 브릭스(BRICs)의 일원으로 부상하고 있다. 광활한 국토와 풍부한 자원을 가진 세계 1등 국가라고 생각한다. △룰라 대통령=미국과 유럽 같은 큰 세력 외에 보다 많은 나라들과의 동반관계를 갖기 위해 40여개국을 순방했다. 한국은 브라질에 너무나도 중요한 동반자다. 노 대통령은 노동자를 위한 인권변호사를 했고,나는 노조지도자를 했다는 점 등도 양국 관계개선을 위한 여러가지 좋은 조건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다. (만찬석상에서)우리는 정치적 격변기와 무장 아래서의 위협,세계화에 의해 발생하는 경제적 사회적 불균형 등으로 휘말린 세상에 살고 있다. △노 대통령=양국은 오랜 군사독재를 물리치고 민주화를 이룩했다. 90년대말의 경제위기도 성공적으로 극복했다. 브라질리아=허원순 기자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