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출장시 비행기대신 고속전철 이용,해외출장 일수 및 인원 최소화,통신비 10% 절감,임직원 골프자제….' 환율급락과 고유가 등 원자재값 급등으로 국내외 경영환경이 급격히 악화되자 삼성 LG 현대자동차 등 주요 대기업들이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내년 사업계획의 원·달러 기준환율이 1천50원에 근접할 것으로 보고 계열사별로 환율 단계별 매출 및 수익성을 재점검토록 했다.


현대차의 경우 원·달러 환율이 10원 떨어질 경우 수출가격 인상 등으로 2천억원 안팎의 매출손실이 발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계열사별로 내년도 사업계획을 전면 재검토하고 불요불급한 비용 지출을 최소화하는 초긴축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키로 했다.


이미 정몽구 회장이 직접 지시한 임직원 골프자제 및 스킨십 강화 외에도 △국내 출장시 항공편대신 고속전철 이용 △해외출장 일수 및 인원 최소화 △통신비용 10% 절감 △사내 에너지 절감 생활화 등의 지침이 각 계열사에 시달됐다.


환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유럽 등으로의 수출지역 다변화 △중대형 승용차,RV(레저용 차량) 등 고부가가치 모델 수출 확대 △유로화 등 수출국 화폐결제 확대 등도 적극 추진키로 했다.


삼성도 최고 성과에 대한 자만과 생산성 저하를 경계하기 위한 임직원 정신 재무장 등을 강조하고 있다.


이미 지난해부터 임직원에게 골프 자제와 사내외 행사비용 절감,마케팅 등 제반 비용의 효율적 집행을 강조해온 삼성은 철저한 생산원가 관리를 통해 최근의 환율하락의 영향을 흡수한다는 방침이다.


사업부별로 재고자산 최소화,채권관리 완벽화 등을 통해 현금유동성 확보를 강화하기로 했다.


삼성 관계자는 "초일류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선 임직원에 대한 정신 재무장을 강화해 위기 대응력을 높이고 끊임없이 경영효율성을 높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LG도 내년도 사업 기준환율을 '1달러=1천원대'로 하향 조정키로 한데 이어 사내외 전문가들로 짜여진 금융관리위원회를 중심으로 환리스크 대책을 강화키로 했다.


혁신활동을 통한 원가 경쟁력 향상과 국내외 사업장의 경영현황을 수시로 점검,단계별 시나리오에 따라 신속히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환율하락으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중공업체도 초비상 경영체제에 들어갔다.


현대중공업은 매일 부장급 이상이 참석하는 조찬회 시간을 오전 6시로 30분 앞당기는 등 긴장도를 높이고 있다.


대우조선해양도 최근 생산성 향상 목표치를 5%에서 7%로 높이고 원자재 일괄구매 등을 통해 경비를 절감키로 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