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해마다 불어나는 거대기금의 포트폴리오 측면에서 투자다변화는 대세이고 시급하다"면서도 "운영주체들이 정부나 정치권의 입김에 영향을 받지않고 시장원리에 따라 추진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이들은 "이런 관점에서 최근 재경부와 여당이 연기금의 투자다변화를 주도함으로써 문제(연기금 투자다변화)를 오히려 꼬이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한다. 국민연금 기금운영위원회 관계자도 "재경부는 투자물꼬를 터주는 선에서 멈춰야하는데 연기금 투자를 주도함으로써 정치적인 공방을 자초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한계에 이른 연기금 금융투자 올 연말 1백30조원에 이를 전망인 국민연금기금의 경우 현재 자산의 90% 가까이를 채권 등 금융부문에 투자하고 있다. 하지만 저금리기조와 협소한 시장규모 등에 비춰볼 때 금융시장투자 중심 전략은 한계에 이르렀다. 실제로 국민연기금의 금융부문 투자수익률은 지난해 7.83%에서 올 1∼9월까지는 5.53%로 내려앉은 상태다. 국민연금연구센터 한성윤 기금정책 팀장은 "적정 수익률을 유지하고 정교한 장기 만기구조를 지닌 포트폴리오를 유지하려면 투자처와 만기구조를 다양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동산시장 흐름상 연기금 진출 적기 대규모 자금 동원력을 가진 펀드가 상업용 빌딩 등을 매입,임대수익사업을 본격적으로 벌이기 시작한 것은 외환위기이후부터다. 하지만 외국계 자본이 대부분이었고 지금까지도 이 시장은 외국계의 독무대나 다름없다. 골드만삭스 등 투자은행들이 대표적이다. 투자은행에 이어 로담코 론스타 모건스탠리 등 중위험-중수익을 노리는 펀드들이 국내 부동산시장의 큰손들로 떠올랐다. 빌딩의 임대수익을 겨냥,중기적으로 투자하는 펀드들이다. 이런 펀드들도 국내 부동산시장에서 서서히 발을 빼려는 움직임이다. 이제는 장기·안정적인 수익을 목표로 하는 외국계 연기금들이 국내 부동산시장에 뛰어드는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최근들어 캐나다 및 독일계 연기금들이 국내 부동산을 매입했거나 물색 중인 것도 이같은 맥락이다. 상업용빌딩 정보업체인 알투코리아 이현 대표는 "시장흐름상 외국계 펀드 3세대가 한국의 부동산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시기며 국내 연기금들이 가세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호영·김혜수 기자 h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