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비는 김치 못지않게 한국의 대표요리로 사랑받아온 음식이다.


하지만 가족과 함께 한 번 먹으려면 가격이 여간 부담스러운게 아니다.


요즘엔 1인분에 3~4만원을 넘게 받는 음식점도 적지 않다.


< 사진 설명 : 시네마 가든의 김명숙 사장이 갈비탕을 들어보이고 있다. >


4인가족이 배물리 먹을 경우 20만원 가까이 드는 셈이다.


1만원 안팎의 돈으로 갈비 맛을 보려면 '갈비탕'을 주문하면 된다.


커다란 그릇에 담겨진 갈비를 먼저 뜯어먹고 국물에 밥을 말아먹으면 속이 든든하다.


최근들어 갈비탕을 파는 곳이 많이 줄었다.


고기집이 늘면 갈비로 쓰고 남은 뼈를 재료로 만드는 갈비탕을 파는 곳도 많아져야 정상이지만 고기집들이 수입갈비를 주로 사용하다보니 갈비탕은 오히려 사라져가는 추세다.


갈비탕을 파는 곳도 점심시간 동안 반짝 장사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갈비탕을 팔아서는 이익이 별로 남지 않기 때문이다.


제대로 된 갈비탕을 맛볼 수 있는 음식점 3곳을 소개한다.


◆수원 삼부자갈비(031-211-8959)=수원갈비의 원조라 할 수 있는 '화춘옥'의 전통을 잇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곳이다.


갈비탕은 오전 11시30분부터 팔기 시작해 12시30분쯤이면 동이 난다.


갈비가 가득 담긴 그릇을 받으면 구수한 냄새가 식욕을 자극한다.


한 그릇에 뼈(보통 마구리뼈라고 한다)가 9개 정도는 들어가 있다.


갈비 하나를 물어뜯으면 입에 착착 감긴다.


뼈에 붙은 연골(콜라겐이라고 한다)을 오돌오돌 씹는 맛도 일품이다.


국물은 콜라겐이 든 뼈를 많이 사용해서 진하고 깊은 맛이 난다.


흑미밥이나 알맞게 익은 김치와 깍두기 등 반찬에는 정성이 들어가 있다.


단점을 지적한다면 국물에 기름이 둥둥 뜨는 것이다.


주방에서 육수를 만들면서 국물이 완전히 식은 뒤 기름을 떠내야 하는데 식지 않은 상태에서 기름을 제거한 탓이다.


갈비 위에 잘게 찢은 고기가 고명처럼 얹어 나온다.


고기를 많아 보이게 하지만 갈비맛을 반감시키는 게 흠이다.


7천원.


◆시네마가든(02-927-0191)=서울 성북구 돈암동 영화인 거리에 자리잡은 이 곳은 숨겨진 맛집이라 할 수 있다.


능동에서 10여년간 고기집을 하던 김명숙씨(49)가 지난 6월에 개점했는데 갈비탕이 맛있다고 소문이 나면서 사람들의 발길이 잦아지고 있다.


마구리뼈를 오랜시간 끓여서 내는 만큼 다른 곳에 비해 국물이 진하다.


푸짐한 갈비와 시원한 국물은 보양식을 먹는 듯하다.


입구에 들어서면 홀에서 김씨가 고기 해체작업을 하고 있다.


손님들에게 좋은 고기를 쓴다는 인상을 주기 위해서란다.


손님과 고기에 대해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정겹다.


갈비탕 한 그릇에 6천5백원을 받고 있다.


그래도 갈비탕만 팔면 손해라고 한다.


◆버드나무집(02-3443-4167)=서울 서초구 뱅뱅사거리에 위치한 버드나무집은 갈비탕을 먹기 위해 오전부터 사람들이 몰려드는 곳이다.


자릿수만큼만 갈비탕을 준비하기 때문에 오전 11시30분까지 도착해 자리를 잡아야만 갈비탕을 먹을 수 있다.


한 그릇에 7천5백원 하는데 갈비양이 푸짐해 돈이 아깝지 않다.


이 곳 갈비탕 국물은 다시마와 무를 넣어 시원한 맛이 나는 게 특징이다.


갈비는 부드럽고 입에 착착 감긴다.


깊은 맛이 덜한 게 흠이라면 흠이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