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11일 콜금리를 '깜짝 인하'했지만 증시는 의외로 무덤덤한 반응을 보였다. 예상치 못했던 인하에 잠깐 급등세를 나타냈지만 곧 상승폭이 둔화되고 말았다. 현재 주가수준이 꽤 높은 데다 금리인하 조치가 내수를 부양하는 데 역부족일 것이라는 판단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금리 인하가 중장기적으로 경제 회복을 앞당겨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했다. ◆깜짝 인하,무덤덤한 증시 증시는 이날 예상 외로 0.72포인트(0.08%) 상승하는 데 그쳐 투자자들을 실망시켰다. 지난 8월 콜금리 인하시 폭발적인 호응 속에 13.6포인트(1.8%) 급등했던 것과는 대조적인 양상이다. 이날도 금리 인하 직후에는 급등세를 탔다. 종합주가지수는 인하 소식이 전해진 뒤 불과 1분 만에 6포인트가량 치솟았으며,건설 은행 증권 유통 음식료 등 수혜 예상 업종들의 동반 강세가 두드러졌다. 특히 은행과 유통 관련주들은 약세에서 상승세로 급반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후장 들어 뒷심 부족을 드러내며 상승폭의 대부분을 반납하고 장을 끝냈다. 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수혜 가능성이 높은 내수 관련주들이 지난 8월 콜금리 인하 이후 많이 올랐기 때문에 추가 상승 여력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이정호 미래에셋증권 팀장은 "지난 8월 콜금리 인하 이후 기대했던 내수 회복이 가시화되지 않고 있다"며 "금리 인하가 가계부채 조정으로 이어져 소비를 늘리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을 투자자들이 학습효과를 통해 이미 알고 있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중장기적으로는 증시에 긍정적 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증시의 체력을 다지는 데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이란 평가가 우세하다. 우선 한국은행이 내부 반대를 무릅쓰고 예상 밖의 인하를 단행한 데서 정부의 경기 부양에 대한 의지가 더욱 확실히 증명됐다는 지적이다. 신성호 우리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번 금리 인하가 개인들의 투자자산을 증시쪽으로 되돌리는 데는 역부족으로 보이지만 금융과 재정을 총투입해서라도 내수를 살리겠다는 정부의 의지는 다시 한 번 확인됐다"고 긍정론을 폈다. 이 센터장도 "건설주 은행주 등은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으로 최근 주가가 뛰었다"며 "이번 조치는 증시가 800대 중반에서 안정적으로 움직이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서철수 LG투자증권 책임연구원도 "단기적으로는 물가를 자극하고 추가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 때문에 자금이 채권시장으로 빨려들어가는 부작용이 예상되지만 결국 경기 부양을 촉진하는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