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0일자) 환율 1,000원 시대 대비해야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원·달러 환율이 어제 달러당 1천1백3원60전으로 외환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원화가치의 상승속도가 대단히 가파르다.
머지않아 '1달러=1천원'시대가 올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
우리 경제에 큰 타격을 줄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무엇보다 걱정스러운 점은 달러약세 기조가 쉽사리 해소되지 않을 것이란 점이다.
국제 외환전문가들은 미국의 막대한 무역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자유무역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는 부시 대통령이 재선됨으로써 '약(弱)달러 시대'의 본격적인 도래가 시작됐다고 보고 있다.
특히 지난 주말 부시 재선 이후 처음으로 발표된 지난 10월 고용동향이 7개월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는 소식에도 불구하고 달러가 약세를 유지한 것이 이를 대변하는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여기에다 중국 위안화의 절상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점도 우리에게는 무척 걸리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이런 저런 상황을 종합해 보면 원화절상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결론에 이를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우리 경제는 이제 '원고(高) 시대'를 맞아 경제시스템 전반을 근본적으로 다시 생각할 때가 됐다고 본다.
정부는 물론 기업이나 개인 등 모든 경제 주체들이 원고시대가 주는 의미를 분명히 파악하고 그에 맞는 전략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물론 외환당국이 급락하는 환율시장을 바라만 보고 있어서는 안될 일이다.
다만 정부가 무리한 환율방어에 나서는 것은 좀 더 신중히 생각해 볼 문제다.
내수침체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수출둔화만이라도 막아보자는 차원에서 이뤄진 그간의 정부 시장개입을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국제경제의 흐름을 역행하는 지나친 개입은 효과도 크지 않을 뿐더러 환율방어 비용의 증대만 가져올 우려가 있다.
기업들도 이젠 각오를 달리해야 한다.
외환시장에서 적정환율이 유지된다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에 대비한 전략도 다각도로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각종 헤지수단을 이용하거나,유로화 등 상대적으로 안정세를 보이는 통화의 결제비중을 높이는 등 환위험관리에 적극 나서는 것도 유효한 대안 가운데 하나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 비용절감 등 구조조정과 품질고급화 등 근본적인 기업체질개선을 통해 원화가치 상승을 극복하는 보다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렇게 되면 당장은 어렵겠지만 우리 기업들이 질적으로 한 단계 더 발전할수 있는 긍정적인 계기로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