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윈도 메신저에 이어 윈도미디어 플레이어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7일 불공정거래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에 고발됨에 따라 MS의 짐이 한층 무거워지게 됐다. 음악ㆍ동영상 프로그램 '리얼 플레이어(Real Player)'로 잘 알려진 미국 리얼네트워크(RealNetworks)사의 신고 내용은 MS가 미디어 플레이어 등의 프로그램을 윈도운영체제(OS)에 부당하게 끼워팔아 경쟁을 저해하고 자사 프로그램을 밀어냈다는 것. 이는 리얼네트워크가 유럽연합(EU)에 MS를 독점금지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내용과 사실상 동일하다. 문제는 EU 집행위원회가 리얼네트워크의 주장을 인정해 지난 3월 EU 사상 최대규모인 4억9천700만유로(미화 약 6억달러)의 벌금을 MS에 부과하고 미디어 플레이어등을 윈도에서 제거할 것을 명령했다는 사실이다. 공정위가 EU의 선례를 받아들여 리얼네트워크 손을 들어줄 경우 유럽에 이어 한국에서도 MS는 큰 타격을 받게 된다. 특히 공정위가 이번에 리얼네트워크 고발 사실을 발표하면서 "이 사안을 이미직권으로 인지하여 함께 조사해왔다"고 밝힌 것은 공정위가 고발 이전부터 MS에 대해 같은 혐의를 두고 자체 검토를 벌여왔다는 의미여서 더욱 의미심장하다. 게다가 공정위가 다음[035720]의 윈도 메신저 고발사건을 다음달 전원회의에 상정하기로 하는 등 공정위 내부 분위기도 MS에 결코 유리하지 않게 돌아가고 있어 MS를 더욱 초조하게 만들고 있다. 최근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느낀 MS는 빌 게이츠 회장과 스티브 발머 사장 다음가는 위치인 최고법률고문 브래드 스미스 선임부사장이 지난달 한국을 방문, 허선공정위 경쟁국장을 면담하는 등 비상대응에 나섰지만 이번 리얼네트워크 고발로 상황은 더욱 나쁜 쪽으로 치닫고 있다. MS는 우선 미디어 플레이어의 윈도 탑재가 소비자에게 더 많은 혜택을 주는 데다 인터넷을 통한 다운로드가 손쉬운 한국 시장의 특성상 다양한 경쟁 프로그램들이입지를 확보하고 있어 시장경쟁이 저해된 바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또 EU 결정 집행을 유예시켜 달라고 EU 1심재판소(CFI)에 낸 가처분신청 사건이자사에 유리하게 결정될 가능성이 있다며 다음달께로 예상되는 1심재판소 결정에 적지 않은 기대를 걸고 있다. 스미스 선임부사장은 방한 당시 "심리과정에서 유럽내 S/W 업체들이 미디어 플레이어를 삭제하면 자신들이 피해를 볼 것이라고 진술했다"며 "1심재판소에서 EU와협의해 프로그램 삭제는 피할수 있는 방향으로 결정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MS 관계자는 "한국과 같이 인터넷이 발전한 시장에서 윈도 미디어 플레이어가단순히 윈도에 탑재돼 있다는 이유만으로 지금의 점유율을 갖게 됐다고 주장하는 것은 무리"라며 "공정위에서 정확한 내용을 전달받는 대로 공식 입장을 검토해 밝히겠으며 공정위 조사에 전적으로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진형 기자 jh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