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추적] SK 경영권 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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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1)
오늘 오후 열리는 SK 이사회에서 소버린자산운용이 요구한 임시주총 소집 안건이 어떻게 처리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박 기자. 오늘 열리는 이사회에서 어떤 결정이 내려질 것으로 보입니까?
(기자-1)
최태원 SK 회장의 이사 자격을 문제삼아 소버린측이 제기한 임시주총 소집 요구안에 대한 SK 이사회의 결정이 임박했습니다.
SK는 오늘 오후 4시 임시이사회를 소집해, 소버린측이 지난달 25일 요청한 임시주총 소집여부에 대한 입장을 정리한다는 계획입니다.
SK 사외이사 7명은 지난 2일 소버린측에 공개질의서를 보내 임시주총 개최 요청에 대한 이유 설명을 요구한바 있는 데요. 소버린측은 어제 오후 이에 대한 답변을 SK측에 전달했습니다.
오늘 열리는 이사회에서 임시주총 개최 요구가 거부될 경우 소버린측이 법원에 임시주총 소집허가 신청을 내는 등 법정 공방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반면 임시주총 개최 요구가 수용되면 60일 이내에 임시주총이 열리게 되며, 정관 변경을 위해서는 주총 참석 주주 3분의2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합니다.
결과가 나와봐야 알겠지만 전문가들은 SK 이사회가 소버린측의 요구를 받아들일 가능성이 적다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국내외 증권사들도 임시주총이 소집되더라도 이사자격에 관한 정관변경 안건이 통과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여 실질적으로 SK의 경영권 교체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앵커-2)
소버린의 주거래 창구라 할 수 있는 도이치 은행조차 SK의 경영권 교체를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예상했는데요. 어떤 내용인지 소개해주시죠.
(기자-2)
어제 오후 도이치은행이 발표한 보고서는 증권업계에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데요. 도이치은행은 바로 소버린의 주거래 창구이기 때문입니다.
도이치은행은 보고서를 통해 "강력한 현경영진을 재편할 수 있는 능력을 소버린이 보유하고 있는 지에 대해 회의적"이라며 SK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보유"로 한 단계 낮췄습니다.
소버린의 계열사인 크레스트증권은 지난해 3월부터 4월까지 SK 주식을 사들일 당시 전량을 도이치증권(한국) 창구를 통해 매수주문을 냈으며 주식보관 업무도 도이치은행이 맡고 있습니다.
또 소버린이 SK그룹에서 SK텔레콤을 분리하는 경우 주가가 급등할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그 근거로 내놨던 보고서도 도이치은행이 만든 것입니다.
이에앞서 씨티그룹의 스미스바니증권도 지난달 26일 "소버린이 임시주총을 소집해도 3분의2의 지지를 얻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스미스바니 증권은 SK의 실적이 호전되면서 주가가 오르고 있는 점과 경기침체로 정부의 재벌개혁 구호가 약해지고 있는 점을 그 이유로 제시했습니다.
(앵커-3)
오늘 임시이사회를 앞두고 SK와 소버린간에 팽팽한 공방이 계속됐는 데요. 양측이 주장하고 있는 내용은 무엇인지 정리해주시죠.
(기자-3)
임시주총 소집 여부를 놓고 SK와 소버린이 한치의 양보도 없는 설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소버린은 지난달 25일 SK에 임시주총 소집을 요구하면서 “임시주총을 통해 유죄 판결을 받은 인사의 이사직무 수행을 금지시키는 기업정관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며 최태원 회장의 이사자격을 직접 문제삼고 나섰습니다.
이에 대해 SK 사외이사 7명은 공개질의서를 통해 “소버린 측이 요구한 기업정관 변경의 건은 실질적으로 올 3월 정기주총에서 부결됐던 안과 내용상 큰 차이가 없는 것”이라며 “임시주총 소집을 요구하는 이유를 밝혀 달라”고 소버린측에 요구했습니다.
이는 임시주총 개최를 요구하는 소버린의 동기가 순수하지 않고 단지 이사회를 흔들거나 단기적으로 주가를 띄우기 위한 것이라는 점을 지적하면서 임시주총 요구를 사실상 거부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그러자 소버린이 임시주총 개최 여부를 결정할 임시이사회 개최를 앞두고 사외이사들의 주장을 재반박하고 나섰습니다.
소버린은 "임시주총은 중대한 형사범죄로 유죄판결을 받은 인사의 이사직무 수행금지와 같은 원칙을 기업정관에 반영할 수 있는 기회를 주주에게 제공해 줄 것”이라며 임시주총 개최의 필요성을 재강조했습니다.
소버린은 또 "유죄판결을 받은 인사의 이사직무 수행금지 원칙은 계열사인 SK텔레콤도 정관에 반영하고 있는 만큼 SK 이사회가 이를 받아들이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앵커-4)
SK 이사들은 소버린의 이번 임시주총 요구를 단기적으로 주가를 띄우기 위한 것이라고 보고 있는 것 같은데요. 실제 소버린이 지난해부터 SK 지분 매집을 통해 벌어들인 돈은 얼마나 되는지요?
(기자-4)
소버린이 지난해부터 SK 지분 매집을 통해 얻은 시세 평가차익이 1조원에 육박하는 수준입니다.
소버린이 현재 보유한 SK 주식은 1902만8000주(14.99%)로 어제 종가기준(주당 5만8900원)으로 가치총액은 1조1207억원에 달합니다.
이는 지난해 초 지분 매입비용(평균 매입단가 주당 9293원, 총 1768억원)보다 무려 9500억여원이 늘어난 액수입니다.
수익률은 440%에 이릅니다.
SK 주가는 한때 7000원 아래로 추락하기도 했으나 최근 유가상승과 경영권 분쟁 재연조짐 등의 재료를 바탕으로 6만원선에 근접했습니다.
소버린은 SK네트웍스(옛 SK글로벌) 사태로 SK 주가가 급락한 직후인 지난해 3월 말부터 주식을 사모은 뒤 경영진을 압박하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3월 SK 정기주총에서 이사 선임건을 놓고 최태원 SK 회장측과 표 대결을 벌여 패했고 최근 최 회장을 겨냥, 이사자격 규정과 관련한 정관 개정을 위한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하는 데 이른 것입니다.
박병연기자 bypark@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