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중엽 종2품관을 지낸 이응해(1547-1626)장군의 묘에서 출토된 직물 가운데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극(戟) 문양이 사용된직물이 발견돼 역사적, 학문적으로 가치가 큰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지난 2002년 3월 합천 이씨 문중이 강원도 원주시 부론면에 있던 선조 이응해 장군 묘를 경기도 장호원으로 이장하는 과정에서 수의와 관복 등 출토된 40여점의 복식류를 충주박물관에 기증, 고대직물연구소 심연옥 소장(문화재 전문위원.국민대 겸임교수)이 이를 분석한 결과 5일 밝혀졌다. 심 소장은 "극(戟)은 자루 끝에 날카로운 날로 된 창끝을 가진 고대 무기의 하나로 관운(官運)이 형통하고 빠르게 승진하는 것을 기원하는 길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면서 "이 장군이 생전에 입었던 옷을 그가 사망한 뒤 후손들이 장례를 지내면서묘에 넣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특히 중국에서는 화병에 3개의 극이 꽂혀 있는 도안을 '평승삼급(平陞三級)'의길상문이라 하여 평탄하고 안전하게 세 계급을 진급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으나 우리나라에서 극 문양이 직물 도안에 사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장군 묘에서 출토된 복식 가운데 문양이 있는 것은 모두 14점으로 봉황문과운문, 연화보문, 화조문이 각 1점씩이고 운보문 2점, 화문 5점, 화조길상.보문 4점등이다. 심 소장은 "이 장군의 복식은 남자임에도 이제까지 직물도안에서는 볼 수 없었던 길상도안이 모란과 장미, 해당, 규화, 연화, 매화 등 화문과 복합된 채 그려진점이 독특하다"면서 "제직 기술과 문양의 조형성에 있어 역사적인 가치 뿐 아니라학문적 가치도 큰 귀한 자료"라고 강조했다. 충주박물관은 6일 오후 1시부터 이 장군 묘 출토 복식 학술세미나를 열고 '출토복식의 수습 및 보존처리'(길경택 충주박물관 학예실장) 등 그동안의 연구 결과를발표하며 이날부터 30일까지 특별전시회도 갖는다. 이 장군은 1547년 출생, 1582년(선조 16년) 무과에 등과한 이후 평양판관, 온성부사, 전라도 병마절도사, 동지중추부사, 훈련원 도정, 가선대부 경상 병마절도사등을 지낸 뒤 1626년 사망한 무관이다. (충주=연합뉴스) 민웅기 기자 wkim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