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는 그동안 놀랄 정도로 양적 성장을이뤘지만 이면에는 그만큼 실망스러운 모습도 많았습니다. 제가 감독회장으로 있는4년 동안 이런 잘못을 국민에게 고백하는 대각성운동을 펼칠 겁니다." 최근 기독교대한감리회의 신임 감독회장으로 선출된 신경하(63) 목사가 3일 서울 중구 태평로 1가 감리회관 감독회장실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신 목사는 지난달말 열린 감리회 총회에서 4년 임기의 제26대 감독회장으로 뽑혔다. 특히 올해부터는 27년 만에 전임 감독회장제가 부활돼 신 목사는 자동으로 서울연회 서대문지방 아현교회 담임목사직을 내놓게 됐다. 감리회 규정에 따라 감독회장임기가 끝나면 의무적으로 목사직에서 은퇴해야 한다. 즉, 감독회장 임기가 종료되면 원로목사로 남는 것. "교회는 날마다 달라져야 합니다. 하지만 한국교회는 그동안 급성장한 것만큼의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저는 4년 임기 동안 끊임없이 우리가 잘못했던것들을 지적하려 합니다. 적나라하게 우리의 잘못을 고백하고 민족 앞에 회개하는대각성 운동을 벌일 것입니다." 대각성운동과 전도운동의 일환인 가정회복운동을 병행해 현재 145만 명에 머물러 있는 신도수를 4년 뒤에는 300만 명으로 늘리겠다는 것이 그의 야심찬 포부다. "내년 6월에는 제18차 세계감리교대회(WMC)가 한국에서 열립니다. 약 6천여 명의 세계 감리교인들이 서울 금란교회에 모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국 감리교의 위상을 세계 속에 드높일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이 자리를 통해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 한민족의 통일을 위해 기도해달라고 부탁할 생각입니다." 농촌문제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 약 10년 전부터 활발한 농촌돕기운동을 펼쳐왔던 신 목사는 앞으로 교단 차원에서 농어촌 돕기 운동에 나설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는 아현교회 담임목사로 있으면서 농촌지역에서 사목하는 목사들이 직접 재배한유기농산물의 직거래장터인 `텃밭'을 교회 입구 부근에 설치ㆍ운영하기도 했다. "감리교에는 농촌에서 정착해 농사를 지으면서 사역을 하는 농목이 약 30여 명있습니다. 저는 평소 이 농촌 목회자들에게 빚지고 있다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감독실 산하에 기획연구팀을 설치해 농어촌과 환경 문제에 대해 현실적 대안을 제시하겠습니다." 신 목사는 국가보안법 폐지에 대해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국가보안법에 독소조항이 일부 있지만 북한이 변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사회만 갑작스럽게 변화하는 것은 올바른 길이 아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신 목사는 감독회장 후보 정책토론회를 통해서도 국가보안법 폐지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봉석 기자 anfou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