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美 대선] "부시와 4년 더" … "케리와 새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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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승리할 것이며 국민들의 판단을 믿는다.(조지 W 부시 대통령)"
"미국은 새로운 선택의 기회를 갖고 있다.(존 케리 후보)"
2일 미 전역에서 차기 미국 대통령을 뽑는 유권자들의 투표가 시작됐다.
조지 부시 대통령도 투표가 시작된 지 30여분이 지난 이날 오전 7시30분께(현지시간) 부인 로라 부시,쌍둥이 딸인 제나,바버라와 함께 텍사스 크로포드의 소방서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한표를 행사했다.
부시 대통령은 투표를 마친 후 "승리하면 미국의 안정과 지속적인 번영을 위해 국민들을 하나로 화합시키는 것이 목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투표 후 곧바로 이번 선거의 최대 격전지인 오하이오주로 향했다.
존 케리 후보도 이날 오후 보스턴에 있는 자택 부근에서 투표했다.
케리 후보는 투표에 앞서 오하이오주 톨레도 공항에서 가진 유세에서 "오늘은 결정의 날"이라며 "여러분은 이 순간 미국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기회를 맞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0시(한국시간 2일 오후2시)에 첫 투표가 실시된 북동부 뉴햄프셔주 하트와 딕스빌 노치에서는 수분 만에 투ㆍ개표가 완료돼 부시 대통령이 다수표를 확보했다.
하트에선 부시 대통령이 16표를,존 케리 민주당 후보는 14표를 각각 확보했다.
랄프 네이더는 1표를 얻었다.
딕스빌 노치에서도 부시 대통령은 26표 가운데 19표를 얻었다.
◆뜨거운 투표열기=막판까지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박빙의 승부가 펼쳐지면서 이번 선거에 대한 미 유권자들의 관심은 유례없이 뜨거웠다.
9·11테러때 남편을 잃었다는 뉴욕거주 마기 밀러(55)는 "모든 선거가 다 중요하겠지만 이번 선거에는 내 생명이 걸렸다"고 말할 정도였다.
유권자들은 투표장마다 줄을 길게 늘어섰으며 아예 오래 기다릴 것을 예상하고 의자를 준비해 나온 사람들도 있었다.
일부 지역에선 투표소 문이 열리기 전부터 사람들이 몰려 들었다.
투표가 시작되기 전부터 줄을 섰다는 노스캐롤라이나 주의 린다 러셀은 "사람들이 일찍 투표하리라고 예상은 했지만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서둘러 나올줄 몰랐다"고 말했다.
◆미 역사상 최대 선거감시활동 전개=4년전 법정에서 최종 당선자를 가려야했던 공화당과 민주당은 각각 수천명의 변호사들을 동원,선거 감시에 들어갔다.
털끝 만큼의 부정 행위라도 눈에 띄면 즉각 고발하겠다는 분위기다.
양당의 법률 싸움은 아이오와,오하이오,플로리다 등 여러 주에서 이미 시작됐다.
이들 주에서는 유권자의 합법성,전자투표의 정당성,부재자ㆍ잠정 투표 처리 등을 놓고 양당이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미 정부도 긴장하고 있다.
미 법무부는 선거감시단 1천90명을 25개주 86개 지역에 파견하기로 결정하고 그 규모를 4년 전보다 3배 이상 늘렸다.
◆플로리다·오하이오서 결판=이번 대선의 승부를 결정짓는 최대 접전 주는 플로리다와 오하이오주로 압축되고 있다.
당초 경합지역으로 평가되던 펜실베이니아주(선거인단 21표)가 존 케리 후보 쪽으로 기울면서 이제 미국인들의 관심은 이들 2개 주의 '표심(票心)'에 집중되고 있다.
선거인단 27표와 20표를 각각 보유한 플로리다와 오하이오주는 대선 선거인단 5백38표의 과반수(2백70표) 이상을 확보할 수 있는 핵심 승부처다.
이에 따라 양 후보 진영은 사상 최대의 유권자 동원 작전을 펼쳤다.
워싱턴포스트(WP)는 "두 후보가 수십만명의 자원봉사자와 유급 조직원들을 동원해 접전 지역 유권자들의 투표를 독려했다"고 보도했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