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미국 대선을 하루 앞둔 1일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대외 정책을 신랄하게 비난,그 의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비난의 장본인은 외교담당 부총리와 외교부장을 역임한 첸치천.지난 80년대 말∼90년대 초 10년간 외교부장을 맡아 중국 외교를 국제무대에 복귀시킨 베테랑 외교관이다. 첸치천은 이미 은퇴한 상태여서 그의 발언이 중·미 간 외교 분쟁으로 번질 소지가 생기다면 중국 당국은 정부의 공식 입장이 아닌 첸치천 개인의 생각으로 치부해 버릴 수도 있다. 그러나 첸치천이 공직에서 떠난 지 상당 기간 지났다고 해도 '중국 외교의 대부'라는 그의 비중과 그의 '부시 독트린' 비난이 외국인이 많이 보는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에 실린 점을 감안하면 중국이 미국에 어떤 메시지를 보내려는 의도가 아닌가 하는 것이 베이징 외교가의 관측이다. 첸치천의 논평이 미 대선을 하루 앞두고 나왔다는 사실이 이런 관측을 강하게 뒷받침해 주고 있다. 중국은 전통적으로 미 대선 전망에 침묵으로 일관,첸치천의 발언은 이례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논평의 요지는 '부시 독트린'은 압도적인 군사력을 앞세워 세계를 지배하겠다는 강자의 논리라는 지적이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