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몇 차전까지 할꺼야. 정말 한심하다." 2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현대-삼성간 한국시리즈(7전4선승제) 7차전이 시간제한(4시간)에 걸려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사상 초유의 3번째 무승부가 나온 직후 한국야구위원회(KBO) 홈페이지에는 이런 사태를 예상 못한 KBO를 질타하는 글들이 쏟아졌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치열한 승부는 관중들을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지만 승자와 패자가 없는 `가을의 잔치'는 수긍할 수 없다는 게 네티즌들의 주된 반응. `조재현'이라는 네티즌은 "4시간이라는 규정은 왜 만들어서 계속 무승부 나게해 짜증나게 하느냐. 정규리그 땐 몰라도 플레이오프 때나 한국시리즈 땐 그런 규정없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불만을 털어놨다. `박경진'씨도 "누구를 위한 한국시리즈인 지 모르겠다. 룰같지 않은 규정을 만들어 팬을 우롱하는 KBO 총재는 물러나라"는 거친 말도 서슴지 않았다. 이날 무승부는 한국시리즈 들어 벌써 3번째. 지난 22일 2차전 때 10시를 넘기면서 첫 번째 무승부가 나왔고 삼성 토종 에이스 배영수가 `10이닝 노히트노런'의 완벽투를 보였던 지난 25일 4차전 때는 연장제한(12회)에 걸려 4시간여의 치열한 승부가 무위로 돌아갔다. 이 같은 맥없는 무승부 경기는 올해 정규시즌부터 예견됐다는 점에서 이를 알고도 손질하지 않은 KBO를 겨냥하는 팬들의 분노가 클 수 밖에 없다. 팀당 133경기씩 532경기를 진행하면서 무려 24경기가 무승부로 승패를 가리지못했던 상황에서 투.타 전력에서 팽팽한 균형을 이룬 현대와 삼성이 피를 말리는 접전을 벌일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전망이 많았던 것. 그러나 KBO는 정규시즌과 달리 포스트시즌에 별도 적용할 규정을 만들 생각을하지 않았고 때문에 2승3무2패로 균형을 맞춘 상황에서 남은 8, 9차전에서 승부가결정되지 않으면 10차전까지 가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지게 됐다. 7차전에서 끝나야 할 한국시리즈가 10차전까지 연장되면서 입장 수입은 그 만큼불어나겠지만 KBO도 11월2일로 예정된 MVP 시상식을 뒤로 미루는 등 준비 부족의 대가를 치를 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휩싸이게 됐다. (서울=연합뉴스) 이동칠기자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