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7] SK, 중국 지주회사 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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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1)
SK(주)가 국내 기업으로는 이례적으로 중국에서 이사회를 개최하고 지주회사 출범식도 가졌는데요. 오늘은 중국에서 개최된 SK 이사회에서 어떤 논의들이 이뤄졌는지 그리고 중국 지주회사 출범이 갖는 의미는 무엇인지 취재기자와 함께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박 기자 우선 어제 열린 이사회 내용부터 정리해 주시죠.
(기자-1)
SK는 한국시간으로 어제 오후 3시30분부터 3시간여 동안 중국 북경 하얏트 호텔에서 사내이사와 사외이사 10명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정기 이사회를 개최했습니다.
이번 이사회는 SK가 국내가 아닌 해외에서 처음으로 개최하는 이사회로서 국내외 언론의 눈길을 끌었는데요.
무엇보다 이번 이사회에 쏠리는 관심은 최근 소버린측이 제출한 임시주총 소집 요청에 대해 이사회가 어떤 결정을 내릴 것인가 하는 데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이사회에선 어떤 결정도 내려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이사회가 끝나갈 무렵 소버린이 제출한 안건에 대한 보고가 이뤄졌구요.
이사들은 별다른 논의를 거치지 않고 다음달 5일 임시 이사회를 소집해 이 안건을 정식으로 처리하기로 의견을 모았다는 게 SK측 설명입니다.
이에따라 SK는 조만간 정확한 시간과 장소를 확정해 이사회를 소집키로 했습니다.
(앵커-2)
네 당초 예상대로 이번 이사회에선 임시주총 소집여부에 대한 안건이 정식으로 채택되진 않은 것 같은데요.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 안건에 대한 이사들의 의견개진이나 논의가 없었다는 것은 사안의 중요성으로 볼 때 약간 의아한 생각이 드는데. 어떤 의미로 해석할 수 있겠습니까?
(기자-2)
크게 두 가지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우선 표면적인 이유로는 임시주총 소집 안건이 이번 이사회의 정식안건이 아니었는 데다, 사안의 중요성에 비추어 이사 각자가 충분히 생각할만한 시간적 여유도 부족했다는 데 있습니다.
실제 이번 이사회에선 내년도 투자예산 편성, 회사채 발행 등 이사회 부의 안건에 대해 주로 논의했습니다.
또 3분기 경영실적과 이사회 산하 전문위원회의 활동 결과 등을 보고 받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이처럼 임시주총 소집요구가 형식적으로 보고되고 별다른 논의 없이 임시 이사회 일정을 잡은 것은 최태원 SK 회장의 자신감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SK 고위 관계자는 “소버린이 법대로 하면 우리도 법대로 한다.소버린에 흔들리지 말고 정해진 일정을 다 소화하면서 이사회의 결정에 맡기자는 게 최 회장의 생각인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최 회장의 이 같은 자신감은 최근 러시아와 베트남 출장을 통해 해외시장 개척에 나섰고 해외 IR을 통해 우호지분 확보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은 데서 비롯됐다는 평도 나오고 있습니다.
사외이사들이 소버린의 제의에 대해 의아해하고 있는 것도 최 회장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최 회장은 며칠전 항소심 재판에 출석하면서도 소버린 건과 관련해 “이사회에서 결정할 사항”이라고 담담하게 말해 이번 소버린건과 관련해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습니다.
(앵커-3)
그렇다면 이같은 분위기로 볼 때 SK 이사회가 소버린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는 말씀인가요?
(기자-3)
최종 결정은 다음달 5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내려지겠지만, 현재의 분위기로선 이사회가 소버린의 임시주총 소집요구를 거부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SK 내부에서도 처음과는 달리 자신감을 찾아가고 있고 SK 사외이사들도 소버린의 갑작스런 임시주총 소집요구에 대해 의아해 하고 있어 이사회가 순순히 소버린의 요구를 들어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입니다.
비록 소버린이 주총소집을 요구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고 이를 거부할 경우 법원의 허가를 얻어 주총소집 절차에 착수할 수는 있지만, SK 측이 순순히 따라주지 않는다면 소버린에게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계산인 것 같습니다.
소버린의 임시주총 소집요구 이후 다소 논란이 있었지만 소버린의 요구가 주주의 정당한 권리라기보다는 여러가지 노림수를 가진 외국계 자본의 권리 남용이라는 쪽으로 여론이 조성되고 있다는 점도 SK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습니다.
(앵커-4)
네 그럼 다음으로 SK가 중국 지주회사를 설립한 이유는 무엇인지 그리고 어떤 사업전략을 갖고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박 기자 SK의 중국 지주회사 설립이 갖는 의미는 무엇인지 말씀해 주시죠.
(기자-4)
SK는 중국지주회사 설립으로 내수위주에서 벗어나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최 회장이 이끄는 ‘뉴SK’의 첫 걸음이라는 의미도 큰 것으로 분석됩니다.
SK는 중국지주회사 설립의 배경을 중국시장의 기회와 SK의 요구사항이 일치하고 있기 때문으로 밝히고 있습니다.
SK 입장에서는 내수기업의 한계를 극복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고, 중국은 경제발전에 따라 에너지 및 화학제품의 만성적 공급부족에 시달리며 해외 메이저급 회사들의 현지진출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설명입니다.
특히 올들어 활발한 해외활동을 보였던 최 회장의 글로벌 전략이 중국에서 먼저 결실을 맺은 것이라는 평갑니다.
일부에선 그동안 SK글로벌 사태, 소버린과의 경영권 분쟁으로 위축됐던 자신감이 회복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잇습니다.
한 가지 재미있는 점은 지주회사 설립은 경영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소버린을 견제하기 위한 방편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해외 지주회사 설립에 따른 사업확장과 최 회장의 글로벌 전략이 맞아떨어진다면 외국인 주주들의 마음도 SK 쪽으로 기울 것이라는 판단도 가능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앵커-5)
SK의 중국사업 전략은 무엇인지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인지 짚어보도록 하죠.
(기자-5)
SK는 중국지주회사를 통해 아태지역 에너지 화학산업의 메이저 기업으로 올라서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습니다.
SK의 중국지주회사는 우선 1단계로 지주회사가 중국 현지법인에 대한 관리업무를 지원하는 기능을 맡게 됩니다.
지주회사가 중국 현지법인들의 인사ㆍ재무ㆍ법무 등 지원ㆍ관리업무를 수행하고 각 현지법인의 중국 관련 사업의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것입니다.
2단계는 중국사업 전체를 관장하는 독립지역본부의 기능을 수행하게 됩니다.
각 현지법인을 총괄하는 독립경영체제를 구축해 SK의 중국투자전략 수립과 시행을 담당하는 투자 컨트롤 타워(Control Tower)로서의 기능을 수행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최 회장도 지주회사 출범 기념사에서 “중국은 SK의 제2의 기지이며, SK의 신(新) 성장 엔진이 될 것”이라고 말해 중국이 ‘뉴SK’의 심장이 될 것임을 다시 한번 강조했습니다.
박병연기자 bypark@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