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철강업계는 중국이 성장을 주도하는 가운데 당분간 호황국면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철강업체간 대형화 추세가 당분간 이어지는 가운데 원자재 확보난 또한 심화될 것으로 분석됐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세계철강협회(IISI)는 내년도 철강재 소비량이 최대 9억9천7백만t에 달해 올해 대비 5%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가운데 2억8천만~2억9천만t은 현재 세계 철강산업의 성장을 주도하고 있는 중국에서 소비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중국 강재소비는 올해 2억6천3백만t으로 전년대비 13.2% 증가하고,중국을 제외한 세계 강재소비는 6억8천7백만t으로 5.7% 증가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내년도 철강수요가 9억4천9백만t에 달해 올해 추정치(9억4백만t)에 비해 4.9%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두 기구 모두 중국의 긴축정책이 장기화돼 성장세가 둔화될 경우 철강수요가 급감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포스코경영연구소(POSRI)는 국내 철강수요의 성장세가 둔화되는 가운데 여전히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수출은 국내 생산 둔화와 중국의 자급도 향상으로 증가율이 떨어지는 반면 수입은 높은 증가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통합화·대형화 확대 전망 세계 철강업체들은 원가경쟁력 확보와 시장주도권 유지를 위해 통합화 대형화 추세를 한층 가속화할 전망이다. 가장 최근으로는 네덜란드 LNM과 미국 ISG가 지난 25일 합병을 발표,2005년 상반기에 조강생산능력 연 6천3백만t의 세계 최대 철강사 미탈스틸을 탄생시킬 예정이다. 새로 탄생하는 미탈스틸은 세계 14개 지역에 지사를 두고 종업원 16만5천명을 고용해 연간 7천만t의 철강생산량과 3백15억달러의 매출을 계획하고 있다. 이는 지난 2002년 유럽통합법인으로 출범한 세계 1위 아셀로(조강생산량 4천4백만t)를 훨씬 뛰어넘는 규모다. 이에 앞서 일본은 가와사키제철과 NKK가 2002년 합병해 JFE스틸을 출범시켰고 중국도 짝짓기를 통해 대형화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 최대 철강업체인 US스틸도 이달초 최고경영자로 취임한 존 서마 사장이 동유럽지역 철강사 및 광산 등의 인수를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발표,철강업체 대형화 경쟁에 뛰어들었다. 세계철강협회 커비 아담스 회장은 "시장 상황의 변동에 따라 생산량을 탄력적으로 조절하기 위해 통합화와 같은 구조조정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원료와 수익성 확보 비상 중국이 세계 원자재를 빨아들이는 '블랙홀'로 등장한 이후 세계 철강업체들은 세계적인 원료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브라질의 발레 도 리오 도체(CVRD),영국 리오 틴토,호주 BHP빌리톤 등 세계 3대 철광석 생산업체들은 향후 4년간 총 53억달러를 투자,철광석 연강 생산량을 올해 3억9천만t에서 오는 2008년 6억t으로 54% 늘릴 방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철광석과 코크스 등 원료수급난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여 일부 국가의 경우 원료수급난으로 감산조치가 내려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세계 철강업체들은 원료 확보에 혈안이 돼 있다. 일본 신닛데쓰(新日鐵)등 고로 5사는 러시아 동부 사하공화국에 계획되고 있는 '에리가 탄전' 개발 프로젝트와 관련해 2009년부터 10년간 연 4백만t 규모의 장기 매수 보증을 제시하며 원료 확보에 나섰다. 포스코도 호주 BHP빌리톤과 합작으로 지난해 10월부터 철광석 생산에 나선 데 이어 중국 인도 등에서 철광석 개발을 추진 중이다. 수익성 확보도 철강업계의 지상과제가 되고 있다. 최근의 석유·천연가스 가격 급등과 석탄의 공급 부족 등 현상이 철강업계에도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어서다. 철강산업의 경우 석유제품의 원가비중이 1% 미만으로 낮은 편이지만 유가상승에 따른 물류비 및 전력비 등 간접비용의 증가로 수익성 하락이 우려되고 있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