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주체 자신감 잃고 있다" .. 경기 주도하던 IT도 상승세 주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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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개발연구원(KDI)은 26일 "한국 경제에 대한 불안의 요체가 단기적.순환적 요소가 아니라 중장기적 성장잠재력에 대한 우려"라고 지적했다.
이같은 성장잠재력 둔화 우려는 경제주체들의 자신감 약화와 더불어 최근 유가급등에 기인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와 함께 민간 경제연구소와 국회 예산정책처 등은 대부분 내년 경제성장률이 정부 목표인 5%대에 훨씬 못 미치는 4%대 초반에 머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KDI는 이날 '월간 경제동향'보고서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침체돼 있는 내수가 가시적으로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수출 증가세도 둔화됨에 따라 전반적으로 경기가 부진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이같은 경기부진의 근거로 △상반기 중 큰 폭의 조정을 겪은 민간소비가 3·4분기에도 회복되지 못하고 있고 △작년 하반기 이후 IT(정보기술) 관련 부문을 중심으로 경기상승을 주도했던 수출급증세가 둔화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제조업 경기가 점진적으로 둔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 등이 꼽혔다.
KDI는 단기적 경기순환의 측면에서 봤을 때 향후 경제는 수출 및 건설투자를 중심으로 한 경기둔화 요인과,설비투자 및 소비를 중심으로 한 완만한 경기회복 요인이 혼재돼 있다고 파악했다.
하지만 기업과 소비자의 심리지수가 하락하고 있으며 장기금리가 지속적으로 떨어지는 등 미래 경제상황에 대한 경제주체의 자신감은 약화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관계자는 "장기 실질금리는 궁극적으로 한 경제의 성장잠재력을 반영하는 지표"라며 "장기금리 하락세가 급격히 진행되는 현상은 중장기 성장전망에 대한 투자자의 우려를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국제유가의 급등은 한국 경제의 교역조건을 악화시켜 국내물가를 상승시키는 동시에 구매력 및 내수를 위축시킬 것이라고 KDI는 파악했다.
한편 민간 경제연구기관들은 내년에 물가와 실업률은 다소 안정되겠지만 경제성장률은 잠재성장률 수준인 5%에 훨씬 못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내년 성장률을 연구기관 중 가장 낮은 3.7%로 예상하고 물가와 실업률은 각각 3.3%와 3.5%로 내다봤다.
이 연구소는 올해 성장률을 5.0%,물가는 3.7%,실업률은 3.5%로 각각 전망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내년 성장률이 4.4%로 올해의 5.0%보다 0.6%포인트 내려갈 것으로 예측했지만 물가는 올해보다 0.5%포인트 낮은 3.3%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경제연구원과 LG경제연구원은 내년 성장률을 각각 4.5%와 4.1%로 올해보다 대폭 낮춰 잡았다.
내년 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각각 3.4%와 3.2%다.
이 밖에 국회 예산정책처는 최근 '2005년 경제전망'에서 내년 성장률을 4.5%로 예측하고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실업률을 각각 3.4%와 3.5%로 전망했다.
이는 올해 예상치에 비해 성장률은 0.5%포인트,물가 상승률은 0.2% 각각 낮아지고 실업률은 같은 수준으로 본 것이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