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과연 몇 살까지 살 수 있을까"하는 희망섞인 의문을 누구든 갖고 있다. 과학의 발달에 힘입어 인간수명이 급격한 상승곡선을 그리면서 장수에 대한 호기심이 더욱 커지기 때문이다. 인생 70을 살기가 어렵다고 한 두보의 시는 이미 그 의미를 잃었고,이제는 1백세를 훌쩍 넘긴 장수만세의 가능성으로 모두가 기대에 차 있기도 하다. 엊그제 미국 텍사스대 건강과학센터의 스티븐 오스터드 박사는 생각보다 훨씬 빨리 인간의 수명이 늘어나 현재 어린 아이들 중 일부는 1백50세까지 살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사람의 최대 수명이 1백20세 정도 될 것이라고 하는 기존의 통설을 또 한번 뒤집고 있는 것이다. 사실 1백50세가 새로운 얘기는 아니다. 몇해 전 오스터드 박사는 21세기 중반쯤엔 인간의 평균수명이 1백50세에 이를 것으로 단언했다. 그 주요 근거로 건강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을 들었다. 그러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일리노이대의 스튜어트 올샨스키가 선봉에 서서 논란을 벌였는데 급기야 자존심 싸움으로 비화돼 5억달러라는 거액을 내걸었다. 매달 일정액이 불입되고 있는 이 돈은 두 교수의 자손 중 2150년 1월1일 이전에 이 나이에 도달하면 상금을 독식하게 된다. 사람의 수명은 최근 들어 가히 기적이라 할 정도로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수명을 결정하는 여러 유전적 요인들이 속속 밝혀지고 또한 수명에 영향을 끼치는 환경적인 부분들을 개선해가고 있어서다. 원시인들의 수명은 말할 것도 없고 2000년 전만 해도 평균수명은 20세 전후였을 것으로 추측되고 있으며,1백년전 선진국의 평균수명은 지금의 반 정도인 40∼45세에 불과했다고 한다. 수명이 20년 늘어나는데 무려 1천9백년이 걸린 반면 40년 늘어나는 데는 1백년도 채 걸리지 않은 셈이다. 1백50세가 꿈의 나이만은 아니다. 현실에서도 많은 티베트의 라마승들은 이 수명을 누리고 있다고 한다. 오래 살고 싶어하는 불멸(不滅)의 욕망은 누구에게나 있게 마련이다. 생로병사의 비밀이 하나씩 밝혀지는 추세여서 앞으로 우리의 수명이 얼마가 될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지경이다. 박영배 논설위원 young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