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는 단기간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므로 어린 시절에 자녀의 독서 습관을 길러주려는 부모가 많다. 그러나 수많은 어린이책 속에서 내 아이에게 맞는 책을 고르는 일은 그리 만만치 않다. 어떻게 책을 골라야 아이가 즐겁게 독서를 하고 그것이 습관으로 이어질까. 어린이책을 고를 때에는 아이의 독서연령과 독서성향을 감안하면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다. '독서연령'은 생리적 연령과 일치하지 않는 것으로 독서경험이 많을수록 높아진다. '독서성향'은 아이마다 좋아하는 분야의 책이 따로 있다는 것을 뜻한다. ◆0∼3세=생후 3개월 무렵부터 그림책을 보여주며 친근하게 느끼도록 유도한다. 윤곽이 단순하고 색채 대비가 또렷한 그림책으로 시작하여 아기가 일상생활에서 자주 접하는 소재나 놀이를 다룬 그림책을 고르면 된다. 가령 6개월 무렵엔 까꿍놀이나 짝짜꿍 같은 놀이를 즐기므로 이를 다룬 그림책을 보여주면 반응이 뜨겁다. 돌이 지나 말을 한창 배울 무렵엔 말놀이 그림책,대소변을 가릴 땐 배변습관 그림책,수 개념이 생기는 23개월 전후에는 수 개념 그림책을 보여주는 등 발달단계를 고려하여 책을 고르는 것이 기본이다. ◆4∼6세=유치원에 다닐 무렵에는 선생님과 친구와의 관계를 다룬 그림책,젖니가 빠질 무렵엔 치아에 대한 그림책을 보여주면 좋다. 한글을 다 뗀 시점이라면 영어 그림책에도 도전하면 좋다. 영어학습 면에서도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다양한 장정과 제본으로 된 영미권의 그림책은 즐거운 독서 경험이 된다. ◆7∼9세=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7세와 초등학교 저학년 무렵에는 그림책과 함께 문장의 비중이 늘어난 글책을 동시에 보면 좋다. 독서연령이 떨어지는 아이는 아직 글책이 부담스럽기 때문에 초등학생이 되었다고 해서 무조건 그림책 대신 글책을 들이미는 것은 좋지 않다. 유아기에는 책의 내용을 확인하지 않고 즐겁게 느끼도록 하는 데 치중했다면 이 시기부터는 책을 꼼꼼하게 읽고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서 독후감을 쓰도록 책을 골라야 한다. 이렇게 세심하게 어린이책을 고르려면 책을 한꺼번에 사는 것보다는 낱권으로 자주 사는 것이 효과적이다. 그래야 아이의 성향이나 수준을 반영해 책을 고를 수 있기 때문이다. 문윤희 어린이책 기획자·'그림책 육아 어떻게 시작할까'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