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신사업 찾아라] 정보ㆍ생명ㆍ환경… 新성장엔진 '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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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업이 회사의 미래를 좌우한다'
당장 막대한 수익을 내는 기업일지라도 현실에 안주하는 기업은 언젠가 위기를 맞을 수 있다.
경영 환경이 급격히 바뀌고 있는데다 기업간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래 성장 가능성이 큰 신사업을 누가 먼저 찾느냐에 따라 기업 성패가 좌우된다.
신사업 성공의 대표적 예로 인텔을 꼽을 수 있다.
지난 1968년 설립된 인텔은 D램을 중심으로 반도체 시장을 이끌어왔으나 80년대 들어 일본업체의 저가 대량 공세가 시작되고 반도체 불황이 겹쳐 1986년에는 2억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인텔은 2개 공장을 폐쇄하는 동시에 7천2백여명의 근로자를 해고시켰다.
그 뒤 인텔은 회사의 모든 자원을 마이크로프로세서에 집중,반도체 1위 메이커의 자리를 되찾을 수 있었다.
인텔이 당시 마이크로프로세서라는 신사업을 찾을 수 있었던 것은 오래전부터 연구 개발 투자를 하고 경쟁력 있는 고급 인력을 확보한 덕분이었다.
하지만 신사업 발굴이 말처럼 쉬운 게 아니다.
핵심 기술과 조직을 확보하고 이를 응용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
때론 선행투자를 위한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 반면 사업화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
때문에 사업화에 실패하면 엄청난 손실을 볼 수 있다.
기업들이 선뜻 바이오 생명과학 등 신사업에 진출하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경영전문가들은 신사업 투자에 따른 위험을 감안하면 오너의 강력한 리더십이 있어야 결실을 맺을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이건희 삼성 회장은 지난 2003년 사장단 회의에서 "앞으로 10년 뒤가 고민이다.
무엇으로 먹고 살 것인가를 생각하면 잠을 이룰 수 없다"고 말해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현재 한국 경제를 이끌어가는 반도체 자동차 철강만 의존하면 국가 경제가 어려움에 처할 수 있다는 위기감을 지적한 발언이었다.
삼성은 이 회장의 지적에 따라 반도체 분야에서 쌓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디지털 분야에서 미래를 찾기 위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차세대 메모리인 P램과 바이오칩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P램은 플레시메모리에 비해 1천배 이상 빠른 속도를 지닌 첨단 제품이다.
유전자를 이용한 DNA칩 등 각종 바이오 칩을 실용화하기 위한 기술 개발도 추진 중이다.
이건희 회장의 아들인 이재용 상무도 전자 관련 계열사 핵심 연구 인력들의 모임인 '첨단기술연구회'에 정기적으로 참석,세계 첨단 기술 동향을 파악하는 동시에 새로운 사업기회를 모색하는 데 힘쓰고 있다.
LG그룹은 정보전자소재·디지털 디스플레이·차세대 이동단말기 분야의 시장 선점을 노리고 있다.
구본무 LG 회장은 그동안 축적해 온 전자 및 통신 관련 기술을 활용해 홈네트워크 및 모바일네트워크 분야에서 기술 및 표준화를 선도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LG가 차세대 이동단말기 및 텔레매틱스 분야에 자원을 집중하고 있는 것도 사업 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미래 사업전략으로 해석할 수 있다.
현대·기아차는 하이브리드와 수소연료전지차 등 환경친화적 미래차 분야에서 선진 메이커와 경쟁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하고 프리미엄급 차량을 선보여 글로벌 일류 기업으로서의 입지를 굳힌다는 계획이다.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을 중심으로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해외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해외 자원 개발을 통해 에너지 종합메이커로서 도약한다는 전략이다.
이 밖에 LG상사 등 종합상사들은 미래 고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강구 중이다.
LG상사는 플랜트 및 석유화학 분야를 새로운 수출 상품으로 선정,중동 및 러시아 등지에서의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막대한 투자비를 들이지 않고도 기존 사업에 정보통신 기술을 융합하면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다고 강조한다.
대규모 투자금을 들이지 않고도 신사업 모델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프랑스 정부는 1차 산업인 포도 농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햇포도로 술을 만든 뒤 '보졸레 누보'라는 상표를 붙여 출시하는 마케팅을 통해 수출을 활성화하는 결실을 맺었다.
정보 기술과 디지털을 적절히 활용하면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수익력을 증대할 방법을 찾을 수 있다.
이익원 기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