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4일자) 방카슈랑스 불공정 경쟁이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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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회사 상품을 은행 창구에서 판매하는 방카슈랑스의 확대 여부를 놓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당초 계획대로 내년 4월부터 2단계를 실시하겠다는 정부 방침에 대해 보험업계의 반대가 점점 거세지는 양상이다.
은행들의 불공정 판매행위가 시정되지 않은 채 방카슈랑스를 확대하면 보험설계사들의 대량 실직이 불가피하고,자체 판매망이 없어진 보험사들은 상품개발 주도권을 은행에 빼앗기게 되는 등 큰 어려움에 처할 것이란 우려에서다.
정부가 제시한 원칙은 가능하면 그대로 지켜져야 한다.
그래야 정책의 일관성이 유지되고, 대내외적으로 정책의 신뢰를 얻을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방카슈랑스도 당초 정부 계획대로 추진되는게 옳은 방향이라고 할수 있다.
그러나 이런 원칙이 유지되기 위해선 몇가지 전제조건이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게임의 룰'을 지키는 일이다.
하지만 방카슈랑스의 경우 여러 기관의 조사결과 은행들이 대출을 해주면서 보험가입을 요청하는 이른바 '꺾기'를 통한 불공정판매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 1년간 은행에서 판매한 보험상품의 요율이 결코 낮지 않은데도 전체 시장점유율의 65%를 차지한 배경은 바로 이같은 불공정판매 때문이란 주장이 어느정도 설득력을 갖는 이유이기도 하다.
보험사들은 이같은 상황에서 내년 4월부터 자동차보험과 보장성보험까지 방카슈랑스가 확대되면 현재 20만명선인 보험설계사들이 3년 뒤에는 절반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바로 이런 전망이 설계사들을 국회나 정부청사앞 시위현장으로 달려가게 만들고 있다.
은행 대형화를 통한 우리 금융산업의 발전이 시급한 과제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그것이 다른 산업에 피해를 주는 불공정행위를 토대로 한 것이서는 곤란하다.
때문에 정부가 방카슈랑스를 예정대로 확대 실시하려면 사전 감독 및 사후 처벌 강화 등 불공정행위 근절을 위한 확실한 대책을 우선 강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