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목동에 사는 주부 유은경씨(36)는 얼마 전 목돈 1천만원을 들고 증권사를 찾았다가 '생계형 저축'(생계형 펀드) 가입을 권유받았다. 부모 명의로 가입하면 세금이 전혀 붙지 않는 세제혜택 상품이다. 연 5%의 수익률을 올린다고 가정할 때 일반 채권형펀드의 경우 세금 공제(수익의 16.5%) 후 수익률이 4.18%여서 손에 쥐어지는 돈은 41만8천원이다. 이에 비해 생계형 펀드에 1천만원을 넣어두면 1년 뒤 50만원의 이자를 받게 된다. 자영업자 김권종씨(34)는 작년 10월 대한투자증권 영등포지점에서 배당주펀드(인베스트 배당프라임펀드)에 1천만원을 가입했다. 1년 가량 흐른 지난 11일 김씨의 수익률은 16.2%.같은 기간 종합주가지수 상승률은 14.8%를 웃돈다. 금리가 4%대임을 감안하면 은행에 넣어뒀을 때보다 3배 가량 수익을 더 얻은 셈이다. 절세펀드 배당주펀드 가치주펀드 등 이른바 '틈새 펀드'가 인기다. 저금리로 돈 굴리기가 어려워진 투자자들이 수익성과 안정성을 겸비한 이색 펀드들을 적극 찾아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퇴직금 이자 수입으로 살아가는 은퇴자들로선 한푼이라도 더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투자처를 찾는 게 '생존 게임'의 지혜가 된 상황이다. 세금 혜택이 있는 절세펀드로는 생계형 펀드와 장기주택마련 펀드가 대표적이다. 생계형 펀드는 각 증권사가 팔고 있는 상품 중에서 생계형 저축종목으로 지정된 상품을 말한다. 예컨대 대투증권의 경우 주식형펀드 전 종목과 일부 채권형 및 신탁형펀드 등이 '생계형 저축종목'으로 지정돼 있다. 생계형 펀드는 만 65세 이상의 개인,장애인 등을 대상으로 1인당 2천만원 한도내에서 비과세 혜택이 주어진다. 가입기간에 관계없이 비과세 혜택이 주어진다는 점에서 다른 상품과 차별화된다. 올해 말까지 한시적으로 판매되는 장기주택마련 펀드는 채권이나 주식 등에 투자해 그 성과에 따라 수익금을 돌려주는 상품이다. 만 18세 이상 무주택자,또는 전용면적 25.7평 이하의 1주택 소유자로서 배우자나 부양 가족이 있는 가구주만 가입할 수 있다. 가입기간은 7∼10년 이내다. 이자소득세가 비과세되며 연간 불입금액의 40%,최고 3백만원까지 연말정산 때 소득공제를 받는다. 비과세 장기주식형펀드와 세금우대종합저축 연금저축펀드 등도 절세형 상품에 속한다. 배당주펀드는 연말 배당시즌을 앞둔 요즘 부쩍 관심을 끌고 있다. 고배당주에 주로 투자하는 배당주펀드는 수익률도 상대적으로 높아 배당금과 투자수익을 한꺼번에 얻는 '일석이조' 효과를 거둘 수 있다(대투증권 이상훈 상품팀장).배당소득에 비과세된다는 이점도 있다. 증권사별 배당주펀드로는 △아름다운실버채권혼합펀드(대투) △LG배당주혼합형펀드(LG) △삼성배당플러스혼합펀드(삼성) △마이다스 블루칩배당 주식형 펀드(대우) △스마일 배당 주식형펀드(대신) △부자아빠 배당지수 인덱스펀드(한투) △3억만들기 배당주식 펀드(미래에셋) 등이 있다. 가치주펀드는 시황에 상관없이 저평가된 우량주에만 투자한다. 일단 주식을 사면 적정 가치에 도달할 때까지 장기간 보유하기 때문에 시장 변화에 영향받지 않고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증권사별 상품은 △광개토대왕채권혼합펀드(대투) △탐스거꾸로펀드(한투) △템플턴그로스펀드(교보) △사이보스주식펀드(대신) △마스트랩KLCI인덱스펀드(대우) △초이스업주식펀드(동원) △중소형알짜주식형펀드(삼성) 등을 꼽을 수 있다. ELF(주가지수연계펀드)도 최근 다양하게 진화하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해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선보인 ELF는 자산의 대부분을 국공채 등에 투자,원금을 보존토록 하고 채권 투자에서 발생한 이자로 주가지수(주로 KOSPI200)에 연계된 워런트(Warrant)를 사는 '원금보존추구형'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기초 자산이 닛케이 등 일본주가지수나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국민은행 등 2개 이상 국내 주요 기업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다. 중도에 이자를 주는 쿠폰지급형 ELS펀드도 나오고 있다. 안정적인 수익을 원하는 투자자라면 저평가된 회사채에 투자하는 회사채형 채권펀드를 노려볼 만하다. 저평가된 종목을 발굴,기업 가치가 반영될 때까지 장기간 보유함으로써 고수익을 내도록 운용되는 상품이다. 대투증권이 작년 11월부터 판매한 '클래스1장기채권펀드'의 경우 1년여만에 가입금액이 2조원대에 육박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