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정운찬 총장은 12일 최근의 고교등급제 논란과 관련,"고교 내신의 신뢰성이 떨어진 상황에서 학교마다 차별점이 있다면 이를 대학 입시에 반영하는 것은 입시 변별력을 갖기 위한 고민 끝에 나온 고육지책으로 이해된다"고 말했다. 이는 고교등급제 시행으로 궁지에 몰린 대학들을 감싸는 발언이어서 주목된다. 정 총장은 이날 "기여입학제 고교등급제 본고사 등을 금지하는 교육부의 '3불(不) 정책'이 법적으로 규정된 것이라면 대학이 당연히 제재를 받아야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제재 근거가 무엇인지 궁금하다"고 지적한 후 "현행 고교평준화 제도는 재능 있는 학생들의 발전을 가로막는다"며 고교 평준화의 재검토를 주장했다. 그는 또 "이번 사태로 인해 대학들이 교육을 망친 원흉이라는 여론이 일고 있어 유감스럽다"며 "사회가 자꾸 대학에 돌을 던지면 학문 발전도,사회에 대한 기여도 어렵다"고 덧붙였다. 정 총장은 서울대 입시와 관련해 "일부 본고사 선발 필요성이 제기된 것에 대해선 아직 논의한 바는 없으나 대학수학능력시험의 변별력이 갈수록 떨어지는 상황에서 진지하게 고려해볼 만한 아이디어"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서울대 구조조정과 관련해서는 "향후 서양사 동양사 국사 등 역사 3과를 통합하는 등 학부생의 정원을 줄여나가겠으며 구조조정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경쟁력을 갖춰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