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형들도 보여주마.' 요하네스 본프레레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대표팀이 오는 13일(한국시간) 자정레바논 베이루트시립경기장에서 홈팀 레바논과 2006독일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7조리그 5차전을 갖는다. 현재 3승1무로 조 1위를 달리고 있는 본프레레호는 레바논(3승1패)을 꺾으면 8개팀이 4.5장의 독일행 본선 티켓을 다투는 최종 예선 진출을 확정한다. 비기기만 해도 최종 예선에 나설 수 있지만 아시안컵 8강 탈락, 베트남에서의졸전 등 그동안 살얼음 행보로 팬들의 강한 질타를 받았던 본프레레호는 레바논전에서 시원한 승전보로 반전의 계기로 삼겠다는 듯 필승결의를 다지고 있다. 대표팀 멤버들은 특히 아우 태극전사들이 20세이하 아시아청소년선수권에서 일군 통산 11회 우승의 쾌거에 박수를 보내며 베이루트발 낭보로 화답하겠다며 벼르고있다. 본프레레호에게는 이번 레바논전은 한국 축구의 명운이 걸려 있는 물러설 수 없는 한판. 만약 패배의 멍에를 쓰는 날에는 레바논에 선두 자리를 내주면서 사실상 최종예선행이 좌절돼 한국축구가 최소 2006년 말까지 간판을 내리는 개점휴업의 상황으로 내몰리기 때문이다. 이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본프레레 감독은 지난 4일 대표팀을 소집하자 마자아랍에미리트연합(UAE)으로 베이스 캠프를 옮겨 중동의 '모랫바람'에 대한 사전 적응훈련을 벌인 뒤 베이루트에 입성했다. 본프레레 감독은 담금질 기간 프리킥 세트플레이 등 골 결정력을 높이는 연습을실시했고 UAE 알 자지라 클럽과의 평가전을 통해 선수 개개인의 컨디션을 점검했다. 11일 밤부터 현지 마무리 훈련에 돌입한 본프레레 감독은 "선수들이 유기적인플레이로 골을 넣을 수 있는 훈련을 매일 하고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경기가 경기인 만큼 태극전사들의 각오도 남다르다. 최근 J리그에서 2경기 연속골을 넣기도 했던 안정환은 레바논 입국 소감을 묻는질문에 "아내(이혜원씨)가 지면 돌아오지 말라고 했다"며 "비겨도 되는 경기가 더부담이 될 수 있다. 이긴다는 생각 밖에 없다"고 잘라 말했다. 베트남과의 경기에서 결승골을 뽑았던 이천수(누만시아)는 무릎을 다쳤지만 "이번 경기에는 무조건 뛰어야 한다. 올림픽 때 이루지 못했던 꿈을 이루기 위해서라도 월드컵 본선에 올라야 한다"며 "프리킥 찬스가 오면 내가 찰 것"이라고 투지를 불태웠다. 올림픽 참가 등으로 본프레레호에 첫 탑승한 유상철(요코하마)은 "선수들 모두레바논전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고 팀 분위기도 좋은 편"이라며 최진철(전북) 등과함께 물샐 틈 없는 수비벽을 구축할 것을 약속했다. 한편 레바논은 새로 지은 스타디움 대신 패스의 강약 조절이 쉽지 않은 '떡잔디'가 깔린 시립경기장을 선택하는 등 텃세로 한국의 기 꺾기에 나섰다. (베이루트=연합뉴스) 박재천기자 jc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