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거래를 금하고 있는 이슬람 율법에도 불구하고 이슬람권에서 처음으로 헤지펀드가 출범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1일 보도했다. FT는 코네티컷 소재 투자관리회사 마이어 캐피털이 운용하는 '샤리아 이퀴티오퍼튜니티 펀드'가 출시됐다고 보도하고 "미국 펀드매니저 에릭 마이어가 이슬람 학자,법률가 및 브로커들과 2년6개월 이상을 검토해 샤리아(이슬람법)에 저촉되지 않도록 상품을 개발했다"고 전했다. 이슬람 금융계는 지난 몇 년 사이 샤리아에 저촉되지 않는 범위에서 모기지 대출 채권 및 보험상품을 조심스럽게 개발해 왔으나 헤지펀드는 이번이 처음이다. 투자은행 UBS워버그 산하 이슬람 비즈니스 전문조직 노리바의 모하마드 투픽 카나파니 최고경영자는 "이 펀드가 이슬람 율법에 저촉되지 않도록 장기간 세심하게 검토했다"면서 "특히 걸프 산유국의 넘치는 오일머니를 우선적으로 겨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나파니는 "이슬람권에도 금융상품 수요가 많지만 상품이 다양하지 못하기 때문에 (헤지펀드가) 샤리아에 저촉되지 않을 경우 급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슬람 금융기관들은 지난 몇 년 사이 급성장해 현재 3천억달러 이상의 자산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FT는 추정했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