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월드컵축구 개최국인 독일이 축구 스타들의 알력 다툼으로 자중지란을 겪고 있다. 내홍이 불거진 것은 독일축구협회가 17년 동안 대표팀 골키퍼를 지도해온 셉 마이어(60) 코치를 11일(한국시간) 해임하면서부터. 일단 마이어 코치가 물러나게 된 가장 큰 원인은 독일의 스타 수문장인 '거미손'올리버 칸과 넘버2 골키퍼 옌스 레만의 감정 다툼에서 형평성을 잃었기 때문에 비롯됐다. 레만이 최근 "실력만으로 본다면 내게도 많은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그러나 나는 해외 팀(잉글랜드 아스날)에서 뛰고 있어 뒤에서 로비를 하지 못하고 있다"며 불만을 터뜨리자 이에 마이어 코치는 "레만은 넘버원이 되겠다는 꿈을 버려야 한다. 칸이 더 낫다"고 응수한 것. 마이어 코치는 대표팀 뿐 아니라 독일 프로축구 바이에른 뮌헨에서도 골키퍼 코치를 맡아 칸을 지도하고 있어 한쪽을 편애했다는 지적을 면하기 어렵다. 평소 "골키퍼도 다른 포지션과 마찬가지로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고 말해온 위르겐 클린스만(40) 대표팀 감독은 마이어 코치의 이 같은 발언에 크게 화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클린스만과 함께 96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 우승을 일궈낸 안드레아스 쾨프케가 대표팀 차기 골키퍼 코치 후보로 떠오르면서 클린스만 감독의 독선에 대한반발도 커지고 있다. 쾨프케가 선임될 경우 올리버 비어호프 코치와 함께 대표팀 코칭스태프가 모두클린스만과 함께 현역 시절을 보냈던 동료들로 채워지기 때문. 지난 7월 클린스만과 독일대표팀 사령탑 자리를 놓고 경쟁했던 '축구영웅' 로타어 마테우스(42) 헝가리대표팀 감독은 이 소식에 대해 뮌헨의 지역일간 'tz'와의 인터뷰에서 "클린스만이 독일 축구를 죽이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마테우스는 "마이어의 해임으로 독일축구협회가 엄청난 손실을 입었다. 그가 물러난 것은 클린스만이 자신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압력을 행사했기 때문"이라고말했다. 축구잡지 '키커'도 최신호에서 "클린스만의 리더십은 마키아벨리즘을 숭상하는사람들을 기쁘게 한다"고 평가할 정도. 칸과 레만의 골키퍼 자존심 싸움에서부터 시작된 내분이 스타 지도자들의 자존심 싸움에도 불을 붙여 독일 축구의 부활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뮌헨.베를린 AP.dpa=연합뉴스) firstcirc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