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등급제 의혹에 대한 실태조사 결과가 발표된뒤 사회.경제.지역적인 갈등양상까지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인터넷 포털사이트와 교육부, 각 대학, 전교조 홈페이지 자유게시판 등에는 교육계를 질타하는 네티즌의 목소리가 넘쳐나고 있다. 이들은 점수 부풀리기한 학생부를 대학에 제공해 고교간 학력격차를 인정하도록빌미를 제공한 교사와 고교, 교육철학 없이 신입생을 선발한 뒤 경쟁력 없는 졸업생만 양산하는 대학, 현실도 모르고 입시정책만 바꾸면 만사형통할 것이라고 판단하는교육부 등을 일부는 욕설까지 섞어 싸잡아 비난했다. '지방민'이라는 네티즌은 '조선시대 신분사회의 하류층에 살고 있는 것 같고 자식들에게 미안한 부모의 미어지는 울부짖음이 들립니까'라는 글에서 "오늘도 아이는그 아이가 목표한 대학에서는 환영하지도, 문을 열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배신감으로 떨어야 할 시간도 아까워 밤늦게까지 공부를 한다"고 밝혔다. 이 네티즌은 "억울한 가슴을 계속 아파하라고 특별감사도 하지 않겠다는 교육부를 믿을 수 없으며 다 똑같은 한통속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꼬집었다. '이지혜'란 네티즌은 "교육부는 교교등급제 논쟁으로 그렇지 않아도 교육부가엉켜놓은 실타래를 더 꼬이게 만들었다"고 질타했다. 이씨는 "하루가 멀다 하고 입시제도만 바꾸고, 국민의 말은 한쪽 귀로 흘려버리고, 욕은 욕대로 먹으니 한심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차라리 없어지는 게 나을 것같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춤추는 인형'은 "고교등급제 시행 대학에는 더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다"며 "때마침 로스쿨을 어느 학교에 배정할 것인가는 문제가 떠오른 만큼 이들 학교에는 로스쿨 설립 허가를 내주지 않았으면 한다"고 다소 엉뚱한 제안을 했다. 다른 네티즌은 "더이상 대학이 진리를 탐구하는 곳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교육개선안은 나중으로 미루고, 학부모를 속이고 학생을 우롱한 대학에 대한 징계 수위부터 밝히라"고 촉구했다. '안상호'씨는 "대학이 고교등급제를 실시한다는 것은 학부모.학생이나 학원가에는 오래전부터 널리 알려진 사실인데도 이에 관련된 법을 만들지 않고 그대로 지나쳐버린 국회의원은 도대체 뭐하는 사람들이냐"고 따졌다. 그는 또 "학교간 격차가 뭔지도 모른 채 땡전 한 푼 없이 새벽까지 자식의 자율학습을 뒷바라지하는 지방 부모와는 달리 서울 강남 어머니들은 엄청난 돈을 날려가며 나라경제를 말아먹고 사교육비 문제를 부추기고 있다"며 "그와 더불어 자식의 인성조차 망쳐버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교조가 최근 개설한 '고교등급제 등 대입 부정선발 제보란'에는 일부 다른 대학의 고교등급제 의혹과 함께 "수시1학기를 무효화하면 붙은 학생 인생은 뭐가 되느냐", "진정 학력차이가 없다고 생각하느냐"는 제목을 글도 게재됐다. '참'이라는 가정주부 네티즌은 '전교조 선생님들께 묻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학력차가 존재하는 현실에서도 고교평준화를 게속 유지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고전교조 입장이라면 이런 차이를 극복하고 고교간 학력차이를 줄이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왔느냐"고 되물었다. 그는 "지역에 관계없이 어디서나 열심히 공부하면 된다는 확신을 학생들에게 심어주기 위해 최선을 다했느냐"고 다그쳤다. 아울러 "불합격한 아이들 뿐 아니라 합격한 아이들도 분명한 우리의 아이들인데주어진 환경에서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해 합격한 이들에게 마치 사는 지역이나 재학하고 있는 고교 덕분에 실력도 없이 입학 특혜를 받은 듯한 모멸감이나 자괴감을 주고 있다는 사실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강의영 기자 keyke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