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한 중소기업이 개발한 전기분해식 정수기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의료기기로 인정받았다. 정수기가 의료기기로 등록된 것은 드문 일이다. 한우물(대표 강송식·67)은 최근 FDA에 자사의 전기분해식 정수기를 의료기기로 등록했다고 10일 밝혔다. 이 정수기는 2년 전 FDA의 안전·무해·무독성 검사를 통과한 바 있다. 한우물 제품은 단지 필터를 통해 이물질만 걸러주는 데 그치지 않고,전기분해로 3종류의 물을 만들어내는 게 특징이다. 마시는 약알칼리수,화초에 물을 주거나 세제 대신 쓸 수 있는 강알칼리수,세안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산성수가 그것이다. 이번에 자사 정수기가 FDA에 의료기기로 등록된 것도 약알칼리수의 효능이 부각됐기 때문으로 회사측은 보고 있다. 강송식 대표는 "약알칼리수가 우리 몸속에 들어가면 노화의 원인인 활성산소와 결합해 수분으로 바뀌면서 활성산소를 없애주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서울대 영어교육과 출신인 강 대표는 경기고 선린상고 영등포고 등에서 20년간 교편을 잡다가 40대 후반에 정수기업체 사장으로 변신한 케이스.그는 1985년 창업 당시 지인 20명이 십시일반으로 모아준 1천2백만원을 밑천으로 한우물을 창업,오직 약알칼리수를 만들어내는 전기분해식 정수기 생산에 매달려 왔다. 강 대표는 대리점이나 영업직원을 따로 두지 않은 채 '입소문 마케팅'을 고수하고 있다. 그는 "영업조직을 갖추면 제품가격이 오르게 된다"며 "소비자에게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좋은 물을 제공하고 싶다"고 그 이유를 설명한다. 한우물은 이번 FDA의 의료기기 등록을 계기로 회사가 도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창업 18년 만에 처음 흑자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는 1백억원 매출에 20억원의 순이익을 거둘 것으로 보고 있다. 1588-4804 남궁 덕 기자 nkd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