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질적으로 올시즌 마지막 국내 골프대회인 2004 SBS최강전은 남녀 모두 첫날부터 선두권에서 혼전 양상을 보였다. 관심의 초점이었던 최경주(34·슈페리어·테일러메이드)는 중위권에 머물러 '이름값'을 하지 못했다. 7일 태영CC(파72)에서 열린 대회 남자부 1라운드에서 일부 선수들이 일몰로 경기를 마치지 못한 가운데 국가대표 출신 김형태(27)와 '베테랑' 최광수(44)가 나란히 5언더파 67타를 기록하며 1타 차 단독선두에 나섰다. 프로 입문 4년째의 김형태는 지난해 충청오픈에서 3위를 한 것이 최고 성적이며 올해는 주로 일본투어에서 활약해왔다. 통산 13승의 최광수는 버디 6개와 보기 1개를 기록하며 모처럼 리더보드 맨 위에 이름을 올렸다. 그 뒤를 박도규(34·테일러메이드),그리고 무명인 강권일(23·테일러메이드) 강지만(28)이 1타 차로 쫓고 있다. 2년여의 슬럼프에서 탈출하며 한국프로골프선수권에서 우승한 박도규는 한 홀을 남겨둔 상태에서 4언더파(버디 5,보기 1)를 기록 중이다. 그렇지만 상당수 선수들이 일몰로 경기를 끝내지 못해 선두권의 자리 다툼은 유동적이다. 최경주는 첫날 코스 적응이 덜 된 듯 세계랭킹 24위다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티샷은 벙커에 자주 빠졌고,그린에서는 3퍼트도 이어졌다. 10번홀에서 티오프한 최경주는 12,14번홀에서 잇단 3퍼트로 보기를 범해 출발이 좋지 않았다. 그러나 짧은 내리막 파4홀인 17번홀(3백71야드)에서 드라이버샷을 그린에 올린 뒤 버디를 잡은 데 이어 태영CC에서 가장 쉬운 18번홀(파5,5백53야드)에서도 2온 후 버디를 추가했다. 최경주는 일몰로 두 홀을 마치지 못하고 16번째홀까지 이븐파로 20위권에 올라있다. 최경주는 "초반 퍼트감이 떨어지면서 1~2m 거리의 퍼트를 많이 놓쳤다"며 "내일은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고 말했다. 앞서 벌어진 여자부 1라운드에서는 지난해 챔피언 김영(24·신세계)을 비롯 지난주 PAVV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한 강수연(28·아스트라) 등 모두 5명이 2언더파 70타로 공동선두를 이뤘다. 이 대회 3연패를 노리는 김영은 보기 없이 파5홀에서만 버디 2개를 잡는 깔끔한 플레이를 펼쳤다. 강수연은 버디 4,보기 2개로 지난주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선두권에서 눈에 띄는 선수는 주부 골퍼 서아람(32).서아람은 17번홀(3백57야드)에서 드라이버샷에 이어 홀까지 약 70야드를 남기고 어프로치웨지(PS)로 친 볼이 홀 속으로 사라져 이글을 기록했다. 이날 태영CC는 아침부터 짙은 안개가 끼면서 경기 진행에 차질을 빚었다. 여자부는 당초 예상보다 2시간여 지연된 오전 9시15분에 샷건 방식으로 치러졌고,남자부도 오후 2시 1,6,10,15번홀에서 동시에 티오프하는 세미 샷건 방식으로 진행됐다. 2라운드는 남자가 오전에,여자가 오후에 경기를 한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