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자는 지난 6월께사망한 부인 고영희씨의 장남 정철(23)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6일 이 연구소가 발행한 '정세와 정책' 10월호에기고한 '고영희 사망과 북한의 후계구도'라는 제목의 글에서 김 위원장이 고씨의 차남 정운(20)을 특별히 사랑한다는 이유만으로 그의 후계자 가능성을 거론하는 것은성급한 판단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그러나 "정철이 당의 지도자, 정운이 군이나 정부의 지도자로 되는 것과같은 권력배분은 가능할 수 있다"며 "정철과 정운은 성혜림이 낳은 김정남과 달리친형제 간이어서 이들의 관계는 경쟁적ㆍ갈등적 관계가 아니라 기본적으로 협력적ㆍ보완적인 것으로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정 연구위원은 과거 고(故) 김일성 주석이 김 위원장을 당의 지도자로, 김 위원장의 이복동생 김평일(현 폴란드주재 대사)을 군 지도자로 내세우려는 구상이 있었지만, 김 위원장은 김평일이 군에서 영향력을 갖게 되면 궁극적으로 자신의 지위를위협할 수 있다는 판단으로 그를 견제해 이 구상은 현실화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와 마찬가지로 정철이 이복형인 정남(33)과 권력을 배분해 갖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그는 주장했다. 그는 후계자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자질보다 직책'이라며 "정남은 개인적으로뛰어난 자질이 있지만 당내 핵심부서에서 활동하지 못하는 반면 정철은 당내 핵심부서인 조직지도부에서 근무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정 연구위원은 또 김 위원장의 매제로 북한 권력의 실질적인 2인자였던 장성택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이 최근 활동을 중단한 데는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의 '장성택 후계자 발언'이 빌미가 됐다고 주장했다. 황 전 비서는 지난해 7월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김정일체제가 무너질 경우 그래도 다음을 이을 사람들이 있는데 지금으로서는 장성택이 제일 가깝다"고 말한바 있다. 정 연구위원은 "고영희와 그의 측근세력이 황장엽의 이같은 발언을 빌미로 장성택을 김 위원장의 권력을 넘보는 '야심가'로 몰아 무력화시킨 결과로 해석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최선영 기자 chs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