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주가를 1천원대에서 9만원까지 끌어올려 주위를 놀라게했던 서울식품의 수퍼개미가 드디어 서울식품을 떠났습니다. 이성경 기자와 얘기나눠 봅니다. 일명 원조 수퍼개미가 서울식품에서 철수했다고요? [기자] 추석연휴로 어수선했던 지난주 토요일, 서울식품에 경규철 이라는 이름으로 지분변동 공시가 나왔습니다. 일반투자자인 경규철씨가 보유지분 14%의 대부분을 처분했다는 내용입니다. 매각이유는 "경영권확보 실패" 단 7자가 전부였습니다. 지난 10개월동안 서울식품을 통해 수퍼개미 신드롬을 재연하며 스폿라이크를 한몸에 받았던 경규철씨는 이렇게 유유히 떠났습니다. [앵커] 그동안 서울식품에는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요? [기자] 시계바늘을 지난해 12월로 되돌립시다. 당시만해도 서울식품에 관심을 가진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서울식품은 매출 300억원대의 별로 특별할 것 없는 제빵업체였습니다. 대표제품이 뭔지 알아봤더니 "코알라"라는 이름의 빵이 가장 유명하다고 합니다. 이렇게 아무도 관심가지지 않았던 서울식품에 뜬금없는 공시 하나가 나왔습니다. 지난 2월초로 기억되는데 경규철이라는 일반투자자가 지난해 12월부터 꾸준히 주식을 사들여 벌써 지분의 10%를 취득했다는 것입니다. 지분취득의 목적에는 분명히 "경영참여"라고 명시돼 있었습니다. 즉 적대적 M&A가 시도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앵커] 이후 주가 어떻게 됐나요? [기자] 2003년이후 단한번도 2천원을 넘은 적이 없던 서울식품의 주가는 2004년 2월초 "경영참여"라는 공시 하나로 폭발하기 시작했습니다. 급기야 4월말 9만2,000원으로 2달만에 100배 가까이 올라 주위를 놀라게함. 물론 중간에 4대1 감자가 한번 있기는 했습니다. 여하튼 경규철이라는 인물은 서울식품의 주가를 단숨에 100배나 끌어올리며 수퍼개미라는 용어를 주식시장에 재등장시키게 됩니다. 이후 경규철은 한국슈넬제약, 넥사이언 등에도 비슷한 시도를 했고 다른 슈퍼개미들도 포커스나 대진공업에 잇따라 등장하며 소위 적대적 M&A테마라는 것을 형성했습니다. 또 "먹고튄다" 라는 "먹튀"라는 용어도 이들 때문에 생기게 됩니다. [앵커] 자, 그렇다면 경규철은 서울식품을 통해 얼마를 벌어들인 건가요? [기자] 중간에 주주배정 유상증자도 한번 있었고 지분도 순차적으로 팔았기 때문에 정확한 시세차익은 계산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추정컨데 지난 6월전후로 40여억원,이번 주식처분으로 60여억원 등 최소 100억원의 시세차익을 본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경규철이 100억원대의 돈을 챙기고 유유히 빠져나간 후 서울식품의 주가는 오늘 하한가를 피해갈수 없었습니다. [앵커] 애초에 경규철의 목적은 경영참여가 아니라 시세차익이었던 것 아닌가요? [기자] 그것이 슈퍼개미를 둘러싼 논란의 핵심입니다. 이들은 하나같이 처음 공시할때 지분취득의 목적을 "경영참여"라고 명시합니다. 한편 지분을 팔고 나갈때는 "경영권확보 실패"라는 단한마디만 남기고 떠납니다. 이들의 당초 목적이 M&A였는지 아니면 단순한 시세차익이었는지 증명할 길이 없다는 것입니다. [앵커] 근본적인 대책없을까요? [기자] 금융당국은 일단 급한불부터 끄기로함. 현행 5%이상 지분을 취득한 경우 결제일로부터 5일이내 공시하도록 돼있습니다. 하지만 이 기간동안 치고 빠지는 시간적 여유는 충분합니다. 따라서 앞으로는 주식체결일로부터 5일이내로 변경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이경우 공시가 2-3일 앞당겨지는 효과가 있습니다. 또 주식취득 목적을 지금처럼 "경영참여" 단 4자만 적는 것이 아니라 상세하게 기재토록 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습니다. [앵커] 근본적인 대책은 안될것 같은데... [기자] 그렇습니다. 수퍼개미의 속내를 보지 않는한 본래 의도가 뭔지는 아무도 알수 없는 것이죠. 따라서 허위공시에 대해서는 민형사상의 책임은 물론 경제활동이 불가능할 정도로 처벌을 대폭 강화하고 일정 지분에 대해 의결권을 제한하는 이른바 냉각기간제를 도입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이같은 적대적M&A는 끝난 것이 아닙니다. 서울식품이 끝나자 바로 국제정공이 수퍼개미의 공격을 받고 있습니다. [앵커] 수퍼개미가 수십, 수백억원의 시세차익을 챙길때 손해보는 쪽은 결국 일반개미입니다. 근본적인 대책이 나와야할 것입니다. 이성경기자 sklee@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