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기업도시 제대로 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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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황 < 전경련 전무ㆍ경제학 박사 >
정부가 기업도시 건설에 관한 특별법에 담길 주요내용을 발표했다.
지난 6월 전경련이 정책포럼을 통해 기업도시 건설을 제안한 이후,이를 지원하기 위한 제도적 방안이 마련된 것이다.
기업도시 건설이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기업도시 건설과 이를 통한 경제적 효과가 극대화되길 기대한다.
기업도시는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기업의 투자를 촉진해 단기적으로는 일자리를 늘리고 장기적으로는 성장잠재력을 높여 경제의 지속적 성장을 도모하는 것이다.기업도시는 산업과 학교,연구기관,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의 네트워크를 통해 산업·지식클러스터를 만듦으로써 총요소생산성을 높이고 기업경쟁력을 제고해 주는 공간이 된다.기업도시가 성공하기 위해선 개발이 쉬워야 된다.
질 높은 교육과 의료시설이 보장돼 도시의 쾌적성도 높여야 된다.
이런 시각에서 이번에 발표된 내용이 앞으로 경제계 전문가 시민단체 등의 의견을 거쳐 조정돼야 한다.
첫째,기업도시는 이를 유치하고자 하는 지방자치단체와 기업이 주도해야 한다.도시건설에 관련된 많은 부분은 지자체와 기업이 자율적으로 결정해야 한다.
도시의 최소규모,개발 토지를 사업시행자가 사용하는 비율은 기업이 결정할 사항이다.또 도시의 기본구상을 승인할 때 도시의 적정규모를 승인권자가 정할 수 있다.
조성한 토지의 직접사용 의무비율은 기업도시의 유형과 개발토지의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결정돼야 한다.
사전에 일률적으로 규정할 필요가 없다.
둘째, 토지수용이나 사업시행자의 적격요건도 지자체와 기업이 협의해 결정돼야 한다.
사업시행자는 총사업비의 25% 이상을 자기자본으로 충당해야 한다든지,토지의 협의매수 비율을 50%로 규정하는 것 등도 바람직하지 않다.
특히 원활한 외국인투자 유치나 프로젝트 금융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자기자본비율 요건은 삭제해야 한다.
사업시행자의 신용도가 높을 경우 일반적인 국제관행은 자본금을 금융기관과의 협의아래 공기에 따라 순차적으로 투입하고 있다.
또 협의매수 비율을 정해 놓으면 협의매수 과정에서 토지가격은 올라가고 사업은 진행하기 어렵게 된다.
셋째,개발이익도 지자체와 기업이 상호 협의해 처리해야 한다.개발이익은 기본적으로 사후적 개념이다.특정지역 개발로 토지가격이 올라 이득이 생겼을 때 일정부분을 환수하는 것이 개발이익환수제도의 취지다.
그러나 기업도시에 대해선 발생할지도 모를 미래의 불확실한 이익을 추정해 환수하는 것이 된다. 10~ 20년에 걸쳐 건설될 기업도시에 대해 개발이익을 산정하기 어렵고 사전에 이를 추정해 환수한다는 사실이 매우 불합리하다.
이렇게 되면 기업들은 기업도시 건설에 참여를 주저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기업들은 지자체와의 협약에 따라 해당 지역에 기반시설이나 학교와 병원 등 지원시설을 설치해줘야 한다.
넷째, 교육과 의료시장도 경쟁이 보장되고 개방돼야 한다.
도시와 기업의 경쟁력은 사람이 결정한다.
질 좋은 교육수준을 보장해 우수 산업인력을 공급해야 한다.이를 위해 사업시행자가 학교를 직접 설립할 수 있고 운영도 자율적이어야 한다.자립형 사립고,특수목적고 등의 운영의 자율성도 확대해야 한다.
대학도 영리법인화돼 학생과 학부모가 평가할수 있어야 한다.
외국교육기관도 쉽게 설립할 수 있어야 한다.의료시장도 마찬가지이다. 질 좋은 의료복지를 제공하기 위해 병원도 사업시행자가 세울 수 있고 병원간 경쟁이 이뤄져야 한다.
외국의료기관도 쉽게 유치돼야 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기업도시 내에 거주하는 사람들에게 최고의 질 좋은 교육과 의료 서비스가 제공돼야 한다.
다섯째,노동시장은 유연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 인력이 자유롭게 노동시장에서 진입과 퇴출이 될 수 있어야 한다.
파견근로자의 경우도 업종이 대폭 확대돼야 하며 파견기간도 현행 2년에서 연장돼야 한다.또 노동조합이 파업할 경우 기업은 대체근로자를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게 돼 생산의 차질이 없어야 한다.
기업도시는 기업이 만든다.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고 도시민들에게 쾌적한 생활을 보장할 때만이 기업도시는 성공한다. 지자체의 기업도시에 대한 유치경쟁도 기업과 기업도시에 거주하는 시민이 행복할 때만이 성공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