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반도체(옛 현대전자)가 지난 1999년 2조원 규모의 분식회계를 한 뒤 이를 일시에 정정하지 않고 순차적으로 처리,2000년 이후 회계장부는 '역(逆)분식'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역분식'이란 실제보다 수익이나 자산을 줄여 회계장부에 기재하는 것을 말한다. ◆2000년 이후 회계처리는 어떻게 금융감독원은 하이닉스의 분식회계 규모가 1999년 1조9천8백억원으로 최대였다가 2000년부터 줄어들었다고 분석했다. 실제 하이닉스의 분식 규모는 2000년 1조8천4백억원,2001년 1조2천8백억원,2002년 7천3백억원으로 감소했으며 지난해엔 모두 해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이닉스측은 현재 회계장부엔 분식의 잔재가 남아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금감원은 하지만 하이닉스가 과거 분식을 일시에 정리하지 않아 '역분식' 지적에서 벗어나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1999년까지 비용을 건설 중인 자산으로 대체하는 방법으로 자산을 부풀린 것이 하이닉스가 사용한 분식의 주요 수법이라는 게 금감원의 파악이다. 반도체 설비라인 등 기계장치의 가치를 실제보다 높게 매겼다는 것. 하지만 기계장치는 시간이 지날수록 그 가치가 줄어들게 마련이다. 이 때문에 기계장치의 가치를 인위적으로 줄여 장부에 기재하는 감가상각비도 2000년부터 실제보다 과도하게 커졌다는 것이 금감원의 진단이다. 1996년부터 1999년까지 자산과 수익이 실제보다 부풀려졌다면,이후엔 자산과 수익이 실제보다 과도하게 줄어드는 '역분식'이 나타났다는 얘기다. ◆징계범위 확대 여부에 관심 금감원은 하이닉스가 1999년까지 분식을 했다면 2000년 이후 회계장부엔 과거 분식을 인지 시점에 모두 정정해야 경영진이 책임을 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하이닉스 경영진은 2003년까지 분식을 '천천히' 바로잡았고,때문에 문책 대상이 확대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금감원은 그러나 1999년 이후 대폭 교체된 경영진이 과거 분식회계 사실을 몰랐을 가능성도 면밀히 따져보고 있어,22일 증권선물위원회에서 어떤 결정이 이뤄질지 섣부른 관측을 자제하고 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